9월 24일 수요일
목자의 피리 소리를 따라가고 있습니까?
[성경] 요한복음 10:1~5
[요절] 문지기는 그를 위하여 문을 열고 양은 그의 음성을 듣나니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 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 (3)
‘표제교향곡의 기념비’라 불리는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짝사랑에 빠진 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사랑을 이루지 못해 괴로워하는 그에게 ‘목동의 피리 소리’가 들립니다. 피리 소리를 들으며 위로를 받지만, 그는 목동의 피리 소리를 외면합니다. 그리고 자기연민과 격정에 끌려 사람을 죽이고 단두대의 처형을 받게 됩니다. 이 곡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 이야기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듯이 오보에로 연주되는 ‘목동의 피리 소리’는 매우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주인공의 마음이 따라갔어야 하는 것은 폭풍 같은 자기연민과 격정이 아니라 은은한 ‘목동의 피리 소리’였습니다.
양은 방향 감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이 매우 어둡습니다. 이런 양의 약점을 잘 아는 똑똑한 들개들은 양치기 개인 척하며 양을 다른 곳으로 몰고 가 잡아먹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이 목자의 인도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예민한 귀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양들은 자기 목자의 소리를 정확하게 구별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목자의 휘파람 소리, 흥얼거리는 노랫소리, 목자가 부는 피리 소리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양이 목자의 소리를 듣고 있다면, 그리고 그 소리만을 따라간다면 그 양은 안전할 뿐만 아니라 충분한 휴식과 양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목자의 피리 소리를 듣고 구별할 수 있는 귀를 주셨습니다. 선하신 목자의 피리 소리는, 엘리야에게 그랬듯 세미하고 은은한 음성으로 들려옵니다. 영화나 뮤지컬을 보는 것보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은 밋밋한 일일 수 있습니다. 놀이동산에서 뛰어놀거나 사람들과 어울려 유흥을 즐기는 일보다 혼자 기도하는 것은 싱거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 주고 때때로 영혼의 안식과 양식을 얻게 하는 것은 후자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목자의 피리 소리를 따라가십시오. 내일도 목자의 피리 소리를 따라가십시오. 그 길 끝에만 생명과 평안이 있습니다.
[기도]
우리의 좋은 목자가 되시는 하나님, 우리는 거창하고 극적인 것들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담담하고 은은한 목자의 피리 소리에 우리의 생명이 달려 있음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말씀과 기도로 충분히 만족하며 살게 해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태현 목사 / 철원만나교회
* 2014 가정예배서 [하늘양식]
도서출판k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