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금요일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습니다

      
[성경]  고린도전서 4:19~21
[요절]  주께서 허락하시면 내가 너희에게 속히 나아가서 교만한 자들의 말이 아니라 오직 그 능력을 알아보겠으니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 (19~20)

교통사고 현장에서는 자주 고성이 오갑니다.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함이고 자신의 잘못이 없다는 것을 목소리로 입증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교통사고 현장에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차량용 블랙박스’ 때문입니다. 차량용 블랙박스 업계에서는 지난 해 블랙박스 보급률이 10%를 상회했지만 올해는 2배가 넘는 20%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이처럼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블랙박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통사고 현장에서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입니다. 블랙박스에 녹화된 장면이 있다면 큰 소리로 “잘했네, 잘못했네.” 할 필요가 없습니다. 블랙박스 안에 말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을 어렵고 힘들게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에서 함부로 말하고 생각 없이 내뱉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는 신앙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서 상처받는 이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말 때문입니다. 내가 하는 말 속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진실이,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은 말은 아무리 크다 해도 조금의 힘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도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다”고 전합니다. 현란하고 능숙해 보이는 말이라도 그 가운데 교만만 가득하고 진심이 없다면 허공에 떠도는 빈 소리일 뿐입니다. 큰 소리의 말로 겁을 준다 해도 이겨 낼 수 있는 이유는, 우리는 그럴듯한 말이 아닌 십자가의 능력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블랙박스가 확실한 증거를 기록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능력은 우리 안에서 우리가 주님의 자녀들임을 확실하게 증거해 줍니다. 그러한 무한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오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하나님, 그동안 입으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고백하면서도 실상은 허공에 울리는 큰 소리에 집중하며 살아왔습니다. 이제 헛된 것을 쫓는 무지함에서 벗어나 말씀과 하나님의 능력만을 의지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조영성 목사 | 풍성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