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화요일 

농부에게서 배우라

성경  야고보서 5:7~11
요절  그러므로 형제들아 주께서 강림하시기 까지 길이 참으라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 (7)

 
요즈음 ‘느림의 철학’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기증이 날 정도의 급격한 변화와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는 업적주의에 질려서 나타난 현상일 것입니다. 급하게 차를 달리면 차창 밖의 사물들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걸으면 길가의 들꽃과 돌멩이, 작은 곤충 등 평소 눈여겨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하루는 환웅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습니다. 환웅은 신령한 쑥 한 주먹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 날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곰은 쑥과 마늘을 먹으며 견디어 삼칠일 만에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성질이 눅지 못한 범은 금기를 제대로 견뎌 내지 못하여 사람이 되지 못했습니다. 환웅은 여자가 된 곰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으니 그 이름을 단군왕검이라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참고 견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농업인의 날’입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농부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의 인내를 배워야 합니다. 공장에서 찍어 내는 물건은 언제든지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농산물은 심고 거두기까지 일정 기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농부들은 씨를 뿌려 놓고, 퇴비와 비료를 주고 김을 매면서 묵묵히 자라서 열매를 맺기까지 기다립니다. 땅은 정직하여 땀 흘리며 수고한 대로 보답을 합니다.

효소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단지에 담가 놓으면 발효되기까지 적어도 3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합니다.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요? 한 사람이 장성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복음을 위하여 열심히 사역하더라도 당장은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뿌린 복음의 씨앗이 먼 훗날 엄청난 결실로 나타나게 될 것을 기대하며 때를 놓치지 말고 열심히 수고하여야 합니다. 눈물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는 날이 반드시 오기 때문입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를 천국 복음의 씨를 뿌리는 일꾼으로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의 뜻을 따르고자 하는 자로서 눈에 보이는 당장의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고, 주신 사명 묵묵히 감당하며 오늘 일에 성실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장병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