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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4]
 
 
 
     
 
 
 
작성일 : 23-07-26 01:36
   
내면기행
 글쓴이 : dangdang
조회 : 4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845 [82]


 

내면기행

 

(<내면기행 : 옛사람이 스스로 쓴 58편의 묘비명 읽기>, 심경호, 민음사, 2018)

 

  필자가 담임하는 의성서문교회에서는 세례교육을 할 때 반드시 해보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죽음을 앞둔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다. 세례란 죄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던 과거의 나는 죽고, 그 참된 죽음을 통해 다시금 새롭게 태어나는 의식이다. 새 생명은 반드시 참된 죽음을 바탕으로 빚어진다. 이제 죽게 될 자신을 생각하면서 글을 써보라 하면 대부분 그동안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모습을 되돌아보곤 한다. 이 시간은 매우 엄숙하고 숙연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난 과연 죽게 될 나를 생각하며 어떤 말을 남기게 될까?

 

  일전에 교회에서 운영하는 오이코스작은도서관 다음카페에 책을 소개하는 란에 <내면기행 : 옛사람이 스스로 쓴 58편의 묘비명 읽기>를 소개한 적이 있다.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이 책은 한문학자인 심경호 고려대 교수가 고려에서 조선 말까지의 역사 속에서 58인의 묘비에 적힌 글을 소개한 책이다. 여기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학자들도 있지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선비의 묘비도 포함되어 있다. 인간은 살아있을 땐 다양한 양태의 삶을 살아가지만 죽음의 순간에는 엇비슷한 모양으로 생을 마감하는 듯하다. 대부분 회환과 후회, 반성이 주류를 이룬다. 세상을 주무르듯 뜻을 펼치며 살았더라도 마지막 순간에는 허무와 아쉬움을 숨기지 못한다. 

 

  죽음과 대면할 때 사람은 겸손해진다. 사실 내일 우리의 삶이 어찌될지 누가 알겠는가! 예수께서는 한 부자의 비유(눅 12:13-21)를 말씀하시며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눅 12:20) 라고 물으셨다. 내일은 우리의 시간이 아니다. 우리의 시간은 오직 현재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오늘 하루는 죽음 직전의 시간이다. 죽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깝게 우리 곁에 존재한다. 늘 죽음과 대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기에 천년만년 살 것처럼 욕심부리고 고집스럽게 자기주장을 놓지 않는 것이리라. 

 

  산전수전 다 겪은 솔로몬은 인생의 말년에 자신의 지나온 오욕(五慾)의 세월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솔로몬의 묘비가 있었다면 단연 이 말이 쓰여있을 듯싶다. 나라고 다르겠는가? 그리고 당신이라고 다르겠는가? 많은 이들이 자신의 옳음을 어떻게든 증명해 보이려 한다. 그러나 그 방식은 대부분 남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이 옳음을 드러내려 한다. 이 방법은 옳지 않다. 내가 알고 내가 믿는 바를 올곧이 살아내면 그뿐이다. 삶이 그의 생각과 가치관, 믿음을 증명한다.

 

  시끄러운 세상사 질끈 눈을 감는다고 세상이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땅히 자신의 뜻과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적인 언사로 혐오와 배제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들에 대해서 분노하고 해야할 말은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는 가운데 우리마저 거칠어질까 염려스럽다. 나 또한 틀릴 수 있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목소리 한 번 낼 때 믿고 있는 바를 진득하게 열 번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겸손하자는 말이다. 마치 오늘 나는 죽음 직전에 있는 존재라는 생각으로... 

 

  나의 묘비에는 어떤 말을 쓸 수 있을까? 며칠 잠 못 이룰 것 같다. 

 

이 혁 목사 (의성서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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