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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6-14 23:03
   
불불낭을 넘어 의재상으로?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634 [90]



불불낭을 넘어 의재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드립니다>, 송수진, 비즈북스, 2023

 

불불낭? 의재상? 워낙 신조어가 많이 생기는 시대를 살다보니, 잘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짐짓 아는 체하다 조용히 검색해본 적이 다 있을 것이다. ‘불불낭’과 ‘의재상’은 소비행동학자 송수진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급격하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들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분석하며 사용한 줄임말들이다. -실제로 ‘불불낭’을 검색하면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드립니다> 책 링크가 상위에 뜬다.-      

 

송 교수는 이 시대 소비자들의 심리를 요약해 ‘감시관 (감정 낭비 싫어요· 시간 낭비 싫어요· 관심 낭비 싫어요)’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전환기에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섬세한 욕구들을 충족시켜 전 지구적인 소비자층을 확보한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또한 낯설 수 있는 마케팅 전문용어 대신 우리가 쉽게 기억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하여 소비자로 대변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여기까지 읽고 그래서 ‘불불낭’이 대체 무슨 뜻이냐고 답답해하는 분들이 있겠다. 불불낭은 ‘불편, 불안, 낭비’로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기준이 되는 것들이다. 소비자는 기존에 갖고 있던 불편을 줄이거나 없애 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아이디어가 있을 때, 그 제품 등을 사용할 때 감소될 불편과 생겨날 불편을 비교하여 덜 불편한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불안을 해결해주거나 자원과 시간, 에너지 낭비를 줄여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불불낭을 소비자들의 결핍, 즉 피하고 싶은 경험과 연결 지어 설명하고 이어서 소비자들의 열망, 소비자들이 바라는 경험으로 ‘의재상’을 제시한다.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들, 특별히 MZ 세대라 불리는 젊은 층들이 때때로 불편, 불안, 낭비를 감수하고도, ‘의미, 재미, 상징’의 욕구를 채워주는 소비를 열망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결핍을 채워주는 경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의미를 찾고, 재미를 찾고, 그 안에서 자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소비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방향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ESG 개념(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하여 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생각보다 우리들의 일상 가까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나 하나가 겪는 불불낭을 넘어, 나 아닌 타자와 소수의 불편함, 내가 속한 커뮤니티 전체의 불안함, 전 지구적인 낭비를 해결해 주는 기업에 매력을 느낀다.” (112쪽)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2021년 5월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1984-2021”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느끼는 종교의 영향력이 2014년까지 확장세, 2021년은 답보, 축소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을 확연하게 볼 수 있다. 종교의 사회적 기여도에 대해서도 비종교인의 82%가 부정적으로 표했고, 개인 생활 속 종교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비종교인의 89%가 중요하지 않다고 답해서 큰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저자는 저서에서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했지만, 달리 말하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혹자는 교회가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되기 위해 예배나 기도회, 전도를 말하며 상향식 노력을 강조할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제 교회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마음, 특히 젊은 층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노력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가볍게 ‘성육신’(Incarnation)을 말해서는 안 되겠지만, 우리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무수한 사람들,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자리, 일상 속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직업병일 수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줄곧 교회를 생각했다. 사람들의 불불낭이 무엇인지, 그들이 추구하고픈 의재상은 무엇인지, 교회는 그 불불낭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교회가 어떤 의미와 재미, 상징의 길을 보여줄 수 있는지.. 소위 교회의 부흥(?!)을 위해서가 아닌, 그것이 주님이 보여주신 성육신적 삶이기에 함께 고민하는 분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실제로 신실한 그리스도인이기도 한 송 교수와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드립니다’ 교회 버전으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눠보고도 싶다. 

           

최규희 목사(시냇가에심은나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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