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는 엑스트라 버진으로 구입하라.
집에서 요리를 할 때 꼭 필요한 것이 기름이다. 콩기름,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옥수수유, 코코넛오일, 팜유, 아보카도유, 올리브유, 참기름, 들기름 등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이 많은 기름 중에 건강을 생각해서 올리브유를 구입하는 이들이 많다. 나도 그동안 적당한 콩기름을 사용하다가 최근부터는 몸을 생각해서 올리브유를 구입하고 있다. 올리브유는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서 산화가 덜 일어나고 몸에 좋은 항산화성분과 항염증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지중해지역 사람들은 하루에 30~50g 올리브유를 먹는다. 빵을 찍어먹고 샐러드에도 넣고 파스타를 만들 때도 사용한다. 그래서 지중해지역사람들은 다른 서구 사람들에 비해서 뇌, 심장혈관질환, 치매 같은 병이 덜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막상 마트에서 올리브유를 구입하려고 하면 종류도 많고 값도 천차만별이라서 무엇을 사야 할지 망설여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올리브유를 구입해야 하는지 먼저 답을 드리자면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올리브유라고 적혀진 제품을 구입하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 구분하고 있는 올리브유의 개념은 세 가지이다. 압착올리브유(Virgin olive oil), 정제올리브유(Refined olive oil), 혼합올리브유이다.
압착올리브유는 버진(Virgin)올리브유라고 부른다. 올리브유에 버진(Virgin)이라는 말을 붙이려면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힘만 가해서 짜낸 기름이어야 한다. 버진올리브유는 엑스트라버진(Extra Virgin)과 그냥 버진(Virgin)으로 나뉜다. Virgin은 처음 것, 처녀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니까 버진(Virgin)올리브유는 기름을 추출할 때 오직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힘만 가해서 추출한 기름을 말한다. 나누는 기준은 산도(acidity)의 차이다. 올리브유에서 산도는 기름 100g당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이 몇%인가로 나타난다. 올리브의 상태가 손상되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기름을 짜면 이 유리지방산의 퍼센트가 높아진다. 올리브유의 산도가 낮을수록 고급이고 높을수록 저질이다. 산도가 0.8%이하이면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0..8%~2%사이면 그냥 버진(Virgin)이고 2%가 넘어가면 사람이 먹을 수 없고 램프에나 쓸 수 있다고 해서 Lampante(조명용)등급이라고 부른다.
정제올리브유는 열을 가하거나 또는 화학적으로 정제해서 만든 기름이다. 산도가 2%가 넘어서 사람이 먹을 수 없는 Lampante등급의 올리브유를 가열하여 안 좋은 냄새를 날려버리거나 화학적 방법으로 높은 산도를 0.3%이하로 맞춰 중화시킨 올리브유가 정제올리브유이다. 올리브유의 좋은 성분을 다 정제했기에 무색, 무취, 무향으로 순전히 기름만 남은 것이다.
혼합올리브유는 정제올리브유에 압착올리브유(Virgin olive oil)를 조금 섞은 것이다. 정제올리브유에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을 섞은 것이 아니라 그냥 버진(Virgin)올리브오일을 8:2, 또는 9:1의 비율로 섞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엑스트라버진(Extra Virgin)과 버진(Virgin)으로 표기되지 않고 올리브유(Olive Oil)라고 표기된 제품은 모두 혼합올리브유인 것이다. 참고로 짜파케티에 들어있는 기름이 혼합올리브유이다.
마트에 가보면 퓨어(Pure)올리브오일 이라고 적힌 제품도 있다. 순수한 이라는 뜻의 Pure를 붙였지만 그냥 마케팅적인 표현일 뿐이다. 또 어떤 제품은 엑스트라라이트 올리브 오일(Extra Light Olive Oil)이라고 표기된 것도 있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Extra Virgin이라는 말은 못 붙이고 그냥 Olive Oil이라고만 쓰려니 영 모양이 빠지니까 Pure라는 단어나 Light라는 이름을 넣은 것이다. 질이 떨어지는 정제올리브유, 혼합올리브유를 소비시키기 위해서 회사에서 이름을 붙인 이름들이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엑스트라버진(Extrea Virgin), 또는 최소한 버진(Virgin)으로 표기되지 않은 나머지 모든 제품들은 그냥 혼합올리브유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같은 양을 비교해볼 때 엑스트라버진올리브유가 혼합올리브유보다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가격의 차이보다 품질의 차이가 훨씬 크다. 건강을 위해 올리브유를 구입한다면 엑스트라버진올리브유가 아닌 혼합올리브유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올리브유는 볶음요리할 때 쓰면 안된다는 소리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잘못된 정보 때문에 올리브오일 사용하기를 주저한다. 이 말이 나오게 된 이유는 올리브유가 다른 식용유에 비해서 발연점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을 말하면 우리가 요리하는데 아무렇게나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발연점은 기름에 열을 가했을 때 타서 연기가 발생되는 온도이다. 카놀라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콩기름은 발연점이 240도가 넘는다. 하지만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일반적으로 180도이지만 발연점이 240도인 것도 있다. 우리가 가정에서 후라이팬으로 하는 요리의 온도는 180도를 결코 넘지 않기 때문에 볶음요리를 할 때 마음 편하게 올리브유를 사용해도 된다.
올리브유에는 비타민E, 폴리페놀, 식물 스테롤 등 대략 36가지 페놀화학물과 항산화제가 들어있다. 그 중에서 올레오칸탈(Oleocanthal)이라는 성분이 염증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올리브유가 항염기능을 하는 것이다. 어때문에 각종 질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피부를 노화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이 항산화성분이 암의 주요요인 중 하나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때문에 암예방효과도 있고,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올리브유에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매일 두 큰술(23g) 정도를 먹으면 심장과 주요 동맥에 생기는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올리브유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좋다.
마트에서 올리브유를 구입할 때 몇 가지 기준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1.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인가? 2. 산도(acidity)가 낮은 제품인가? 3. 추출방법이 Cold Pressed, Cold Extracted라고 쓰여 있는 제품인가? Cold Pressed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올리브 분쇄한 것을 위에서 내리누르면서 짜내는 방식이고 Cold Extracted는 원심분리기에서 추출한 방식을 말한다. 좀 더 위생적인 신식기술이다. 4.유기농인가? 5, 짙은 유리병에 담겨있는가? 하지만 복잡하게 느껴지면 그냥 엑스트라버진(Extra Virgin)을 구입하시라.
임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