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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3]
 
 
 
     
 
 
 
작성일 : 23-03-15 23:50
   
복음을 읽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142 [113]


 

복음을 읽다

 

<복음을 읽다-로완 윌리엄스의 마르코 복음서 읽기>, 

로완 윌리엄스, 김병준 역, 비아, 2018

 

사순절 기간이다.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경건과 절제의 훈련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낀다. 요즘에는 시대에 맞게 미디어 금식,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금식 등 문화적 적용이 보편화 된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성경 묵상과 성경 필사, 기도의 시간을 갖는 그리스도인들도 많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순절에 읽기 좋은’ 책을 한 권 추천하려고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순절에 복음서를 읽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 가장 짧은 복음서인 마가복음(이하는 책에 따라 마르코 복음으로 칭한다)을 읽을 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실제로 책의 부록으로 ‘사순절 기간 마르코 복음서 읽기 안내’도 실려 있다. 

 

104대 캔터베리 대주교(2002-2012)로서 세계 성공회 공동체를 이끌었던 저자 로완 윌리엄스는 마르코 복음을 마치 무도회 때 홀로 집에 남아 있던 신데렐라처럼 다른 복음서들에 비해 그리스도교 전례(교회력과 공예배 등)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복음서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마르코 복음이 간결할 뿐 아니라 문체와 언어가 평범해 보이기 때문에 종종 그 가치가 평가 절하되어왔음을 지적한다. 심지어 20세기 설화 연구를 바탕으로 마르코 복음이 기원과 출처가 불분명한 설화들을 하나로 묶은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견해들도 있는데, 저자는 이집트 사막 공동체의 수도사들과 대화했던 경험을 예로 들며, 다양한 사람들의 증언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저자는 마르코 복음서가 관계에 대한 복음서이며 ‘밝혀질 비밀’이라는 역설적 주제와 방식으로 오히려 하나님의 역사를 드라마틱하게 드러낸다고 평한다. 

 

저자는 마르코 복음서가 비밀과 침묵, 그리고 오해로 가득 차 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들을 향하여 아직 이해했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84쪽)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별히 가장 오래된 사본이 16장 8절에서 갑작스럽게 마무리되는 것에 주목하였는데, 기존의 만들어져 있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음의 사건을 보여주며 마르코 복음서에 담긴 이야기 전체의 요지는 다름 아닌 “이제 알겠다고 섣불리 생각하지 마십시오.”(91쪽)임을 말한다. 이러한 핵심은 책의 끝부분에도 다시 반복되어 강조되는데,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복음서는  (그렇기에) 오랜 시간을 두고 읽어야 할 책”(122쪽)이다.

 

마르코 복음서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예수 생애의 마지막 한 주간에 일어난 사건들, 예수의 ‘고난’(passion)에 관한 내용이 전체 비중의 3분의 1에 해당할 만큼 길다는 점이다. 저자는 예수가 홀로 “이 세계 안에서 하느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오직 자신의 행동과 고통을 통하여 드러내 보여야만(102쪽)” 했던 마르코 복음서의 마지막 이야기 전개 방식이 희생당하는 이들의 경험과 매우 유사하며, “희생자의 관점으로 예수의 심문, 수난, 죽음을 바라보는 것”이 마르코 복음서 전체를 아우르는 신학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마르코 복음이 결국 드러내는 ‘복음’, ‘체제 전환의 선포’,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은 하나님께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밑바닥, 인간이 처할 수 있는 가장 연약한 지점에 계시기로 선택하셨다는 것, 거기서 당신 자신을 분명히 드러내기로 선택하셨다는 것에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이해는 위르겐 몰트만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하나님’, ‘고립됨과 무력함 가운데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나님’ 신학과 연결될 수 있으며, 변혁적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이제 ‘우리의 삶의 자리는 어디여야 하는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사순절 동안, 복음을 다시 읽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본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그 자리에 계시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 누구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고통 속에서 끔찍한 죽음을 맞이할 그 인간 안에, 그와 함께, 계십니다. 이곳이 하느님께서 계시기로 택하신 곳, 당신 자신을 온 세상에 드러내기로 택하신 곳입니다.”(110쪽) 

 

“하느님께서는 먼저 예수의 삶에서 시작하여 예수에게 부름받은 이들의 삶, 예수 때문에 그리고 예수처럼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역사를 꽃피우고, 스스로의 삶을 세상에서 그 역사를 넓혀 나가는 공간으로 삼는 사람들의 삶 안에서 세상을 변혁하십니다.” (81쪽) 

 

최규희 목사(시냇가에심은나무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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