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그 이후
(빅체인지 한국교회/최윤식, 최현식/생명의 말씀사)
3년의 시간, 코로나 팬데믹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동안 당연시 되던 삶의 모습들이 많은 부분 바뀌었다. 일부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 속에 변화된 사회 모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한국교회도 코로나 3년을 겪으며 많은 변화를 마주했다. 당연시되던 주일예배의 풍경이 달라졌다. 모임의 형태와 모습도 변화를 겪었다. 사회 속에 교회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시작되었다.
팬데믹은 현실의 삶에선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팬데믹의 영향력은 끝나지 않았다. 3년의 시간 동안 일어났던 변화들의 영향력은 팬데믹이 끝났다고 보는 현실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예상치 못한 큰 변화가 일어났고, 그 영향력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저자는 팬데믹을 통해 일어난 빅체인지 속에서 한국교회가 해야할 일을 3가지로 정리했다. 경계, 대비, 이끎이다.
저자는 경계해야할 것으로 기술의 오남용과 이로 인한 사회적 고통이다. 빅데이터로 일컬어 지는 정보, 인공지능으로 일컬어지는 탁월한 지능이 부정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독점되기 시작하면, 전지와 전능의 새로운 신이 탄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경계가 소홀하면, 미래는 새로운 신의 탄생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기술의 오남용을 방치하면, 새로운 사회적 약자들이 탄생할 수 있다.
저자는 한국교회가 경제적 위기와 인구소멸의 시대를 대비해야 함을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질적 위기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비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회복할 수 없는 위기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어디로 빅체인지해야 할 것인가? 이끎의 문제다. 저자는 본질로의 빅체인지를 요구했다. 본질은 복음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 서는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선한 청지기로서 세상을 다스리고 섬기는 것이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모시고, 그의 말씀을 따라 사회 각 부분의 청지직적 다스림을 실현하고, 약자들을 섬기는 공동체로 전환하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교회는 사회를 치유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함을 주장하며 몇 가지를 이야기했다. 첫째,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다음세대와 더불어 신중년에 주목하기를 원했다. 둘째, 가정회복이다. 셋째. 메타버스 선교이다. 넷째, 통일 준비이다. 다섯째, 지구 회복이다. 환경 문제이다.
저자의 주장을 보면, 복음 위에서 하나님 앞에 바로 서서, 사회를 말씀의 가치관으로 다스리는 청지기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님 앞에 서서 살아가는 영성과 세상 속에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지혜를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앞으로 다가올 사회적 변화에 대해 예측하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가 경계해야 하고 섬겨야 할 영역들을 제시한 부분은 좋았다. 팬데믹 이후, 어떠한 사회 모습이 그려질 것이고, 그 속에서 어떠한 우상과 약자들이 등장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말아야 할 복음에 대한 강조와 변화된 사회 속에서 어떠한 사역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단, 문제해결 방안을 너무 거시적 측면에서 다룬 부분은 아쉽다. 모르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개교회의 목회자로서 거대한 담론들을 현실의 목회현장에서 소화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신중년에 대한 강조, 가정회복, 메타버스에 대한 강조에 공감한다. 구체적인 사역은 교회의 몫이라고 생각하자. 그러나 통일과 환경 문제에 이르면, 이는 한국교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교회를 향한 것이라기 보다는 일부 대형교회나 교회 연합체를 향한 고언처럼 느껴진다.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그러나 개교회의 현실은 좀 더 퍽퍽하다. 미래학자로서 변화될 미래에 대해 보여준 것에 감사한다. 좀 더 많은 고민과 기도와 실천은 여전히 개개인과 공동체의 몫이다.
정승환 목사 (한우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