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생양과 십자가
<르네 지라르의 기독교 십자가 이해>, 길상엽, 한국학술정보, 2021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이론은 기독교인에게도 꽤나 익숙하다. 폭력과 성스러움, 희생양이라는 그의 저서를 통해서 사람들은 공동체 내에 있는 폭력과 폭력으로 해소하는 불안함 그로인하여 도달하는 평화에 대해서 고찰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르네 지라르의 이론은 기독교적으로도 충분히 해석되고 또한 인용되어진다.
그 내용을 다루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르네 지라르의 이론을 통해서 기독교 십자가를 이해하고 파악하고자 한다. 사실 르네 지라르의 이론은 어디에나 적용하기 좋은 학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오류가 생기기는 하지만 단편적인 예시로 넷플릭스에서 흥행하고 있는 작품 ‘더 글로리’를 예시로 들면 좋다. 주인공은 이유없는 희생양이다. 굳이 말하자면 주인공이 힘이 없고 권력이 없기 폭력의 대상이 된다. 그로 인하여 모든 피해를 희생양이 담당하면서 어쩌면 반 분위기에는 일종의 평화가 찾아온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은 그가 희생당함으로써 세계 가운데 폭력이 존재함을 드러낸다. 물론 그의 죽음은 아무런 잘못이 없기 때문에 세계에 평화가 드리운다는 해석은 지극히 신학적이다.
이 책은 르네 지라르에 관한 2차서적이기 때문에 지라르에 관한 이론과 더불어 어떻게 신학적으로 적용되었나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대체로 르네 지라르는 희생양 이론에 숨겨져 있는 폭력을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폭력의 본질은 곧 욕망이다. 이것은 사회적으로도 적용되는데 타인이 욕망하는 것을 자신이 욕망하게 되는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 구조의 근간에는 욕망이 자리 잡고 있고 이것이 표현되는 방법이 바로 폭력이다.
이제 저자는 이 사실을 가지고 기독교적 해석을 가미하고자 한다. 구약과 신약에서는 제사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폭력을 보여준다. 다만 르네 지라르와 다르게 이 해석은 신학적이다. 만약을 생각한다면 르네 지라르는 제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이라는 지점을 통해서 세계 가운데 폭력이 폭로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근간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인간의 욕망이다. 예수는 희생으로 인하여 세계 가운데 폭력을 드러내었을 뿐이다. 어떤 점에서는 예수에 대한 의견이 지나치게 인간학적일 수 있다. 그러나 신학적으로 보았을 때는 예수는 이 세계 가운데 폭력을 드러냄과 동시에 하나님의 용서하심도 드러낸다.
사실 이런 해석은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라르의 이론이 공개되고 이것을 가지고 신학적 해석을 가미한 것은 오래된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몰트만이 주로 받았던 비판처럼 이러한 해석도 어쩌면 르네 지라르의 인간학적 이론에 그저 세례만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라르의 이론으로 기독교 십자가 이해를 할 수 있음은 귀한 축복이다. 세상에 만연한 폭력과 그 불합리함에 대해서 기독교는 언제나 대답을 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 신앙은 독특한 무리를 지은다고 비판받을 수 있지만 그 내용을 뒤집으면 결국 기독교의 용서와 사랑을 의미한다.
이경우(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