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
<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 지성근, 비전북, 2022
나의 가장 큰 화두는 ‘주일과 주중의 간격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다. 교인들의 거룩한 말과 행동이 주일이란 시간과 교회란 공간을 벗어나면 세속사회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리스도인에게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단지 죽음 후 천국시민권을 확보하기 위함인가? 그렇다면 기성교회에서 이단으로 분류하는 구원파와 무엇이 다른가?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소장 지성근 목사의 <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는 신앙이 교회 안에 갇혀 있지 않고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의 관에서부터 가축의 말방울에까지 ‘성결’이란 단어를 붙이는 삶을 상상해 보자. 어떤 느낌이 들까? 종교적 억압 또는 주술이란 부정적 느낌이 강하다. 마치 종교에 미친 예수쟁이들의 광기라고 할까? 하지만 성결이란 단어를 겉에만 새기기보다 심령에 새겨 일상을 살아간다면 어떨까?
‘예배‘, ’찬양‘, ’성서묵상‘, ’기도‘, ’신앙’이란 단어를 질문하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종교적 행위 또는 골방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신앙으로 축소되어 이야기될 때가 많다. 지성근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이 땅에서도 이루이지는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일상 속으로 신앙적 관점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상이 사역이고 예배며 찬양이며 성서묵상한 신앙적 결단과 몸으로 행하는 기도가 되는 예언자적 상상을 펼친다.
예언자적 상상을 삶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피안적 유토피아를 꿈꾸는 구원관, 개인에게만 축소된 구원, 물질적 축복으로 왜곡된 은혜, 영혼의 사다리를 올라 알지 못하는 신비의 구름을 걸으려는 영성이 아닌 이 땅에 발을 딛고 세상을 치유하는 영성과 구원관이 제자도로 훈련되고 실천될 때 가능하다.
저자가 표방하는 새로운 일상신학은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다. 초대교회부터 있었지만 313년 콘스탄틴의 기독교 공인 후 제국의 종교로 변하면서 일상에서 종교적 예식으로 축소된 결과다. 이런 관점에서 ‘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는 잊혀진 일상신학으로 되돌아가길 촉구하는 예언자적 외침이라 평가하고 싶다.
이 책의 매력은 부록이다. 분리된 신앙생활의 회복을 위해 사역, 복음과 구원, 신학, 영성, 교회와 선교의 페러다임 전환을 쉬운 언어로 1장에서 6장까지 조곤조곤 해설한 후 일상신학으로 전환하기 위한 성경공부와 신학적 성찰을 짧은 해설로 뼈를 때리며 더 깊은 곳으로 나가라고 격려한다. 또 각 장 후 토론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책읽기 모임이나 성경공부에 활용하기 좋다.
새로운 해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일상신학이 온다>란 책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하나님 나라를 일구는 교회와 신앙인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이원영 목사(예장통합총회농촌선교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