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찾다
<길을 찾다>, 감리교목회자모임 새물결 편저, 메이킹북스, 2022
이 책은 감리교목회자 모임 <새물결>이, 평소에 사람들이 궁금해 하던 다양한 질문들을 추려서 그들에게 정확한 앎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로써 그들이 바른 신앙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깨달음을 얻을 장을 마련하고자 연재한 내용들을 묶어서 출판한 것이다.
1) 성경에 관한 질문들, 2) 목회자의 고민과 문제, 3) 교회와 성도의 신앙생활, 4) 교회와 사회, 그리고 5) 교회의 미래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깊이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주제들을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성경에 관한 질문들에서는 성경 원본과 외경에 대한 글과 성경 번역에 대한 글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성경 번역에 있어서도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사람일수록 엄격하게 문자적인 번역에 집착하고, 역으로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일수록 보다 자유로운 번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기록된 말씀의 의도와 뜻을 지금의 독자에게 바르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독자가 이해할 수 있고, 사용하는 언어로 꾸준히 번역해야 한다고 말한다.
목회자의 고민과 문제에 있어서는 일하는 목회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목회자 생활보장의 제도화에 대한 글이 소개되어 있다. 최소생계를 보장받지 못하고 목회와 노동을 병행하고 있는 일하는 목회자는 엄밀하게 ‘일할 수밖에 없는 목회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말하면서, 교단이 이중직을 허용한다는 발표를 접했을 때 그 말이 이제는 교단이 공식적으로 너희들끼리 알아서 적자생존(適者生存)하라는 뜻으로 읽혀진다며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결국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며, 우리가 일하는 목회자를 이해하고, 그들이 나와 존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총체성의 관점이 선행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교회 분열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회개운동으로 출발하였고, 지금 세계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화해와 일치를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각에서 우려하는 종교 다원주의나 동성애 등의 문제를 놓고 세계교회협의회가 이를 허용하는 결정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다만 성 소수자를 차별하고 억압하는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인권은 어떤 상황에서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차별금지법의 문제도 동일하며, 차별금지법의 경우는 원칙과 세부 사항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성애 문제에 있어 종교적인 차원과 사회적인 차원을 구별하고, 차별금지법을 사회적인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차별금지법은 그 적용의 범위가 고용, 재화와 용역, 교육, 행정 서비스 등 4개의 영역이며, 대부분 교회가 우려하는 종교적 표현의 자유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반려동물의 구원 문제와 반려동물과 드리는 예배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새로운 창조세계에 동물들이 포함될 수 있느냐의 물음에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반려동물과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동물 축복식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영성적 방향에서는,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기적이며 세속적인 욕망을 성취하려는 “번영신앙”이 아니라 의식의 성장에 따라 새로운 존재가 되는 ‘변형신앙“이 그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변형신앙 담론을 내면화하고 현실화할 수행은 관상기도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개신교는 지나치게 구원신앙에 경도되어 창조신앙에 대해 배우지 못했거나 구원신앙을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만으로 잘못 이해한 것, 그리고 환경운동을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접근하였기에 의도적으로 외면하게 하였다고 말한다. 이제 생태적 전환이 길이며, 창조질서 보존에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회의 가능성,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교회 개혁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 농.어.산촌의 교회의 본질과 방향, 그리고 신앙교육공동체를 위한 연합주일학교에 대한 글이 소개되어 있다.
많이 배웠다. 그리고 고민과 궁금증도 더 늘었다. 함께 고민하고 일깨워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회를 바르게 하는 작업이 대안이 없는 구호에 머무르거나 진영의 논리 안에서 배타적 주장을 반복하기보다는 각각의 입장을 준중하면서 꾸준히 학습하고 대화하며 건강한 의견을 교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 건강한 감리교회가 되게 하기 위하여 감리교회의 현안 문제에 관심하며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길을 찾다’라는 시리즈를 통해서 뜻을 모은 새물결에 박수를 보낸다.
권종철 목사 (예수마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