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앞으로 5년, 한국교회 미래 시나리오/ 최윤식, 최현식/ 생명의 말씀사>
미래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세계다. 사람은 미래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 일에 참 무력하다. 그렇다면, 손 놓고 미래를 마주해야 하는가? 그렇진 않다.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근거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미래를 알 수 없다고 준비하지 않은 사람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려고 분투했던 사람이 마주하는 미래는 같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미래 시나리오”는 2020년 발간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 시작될 무렵에 발간되었기에 코로나 상황이 반영된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이 예측하는 미래는 코로나 팬데믹과 무관하게 우리가 마주할 미래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 책이 그리는 미래 사회가 좀 더 빨리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게 된 것 같다.
본 책은 앞으로 한국교회가 마주할 미래에 대해 소개했다. 그 미래는 감소수축사회다. 그동안 우리는 성장팽창사회를 마주했었다. 경제적 부흥과 인구성장 등을 경험해왔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마주할 미래 한국사회는 감소와 수축의 사회다. 다가오는 경제위기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는 한국교회의 재정과 규모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게다가 다가오는 미래세대, MZ세대를 넘어 A세대는 자라온 환경부터가 기성세대와 다르다. 과학기술과 가상세계의 발전 속에 자라나는 세대이다. 이에 대해 준비하지 못한 교회에게 이들은 미전도 종족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위기들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 이 책은 두 가지 준비를 이야기했다. 첫째는 성령의 충만함이다. 둘째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늘 외적인 위협이 있었다. 그러나 내적인 힘이 있을 때, 외적 위협은 지나가는 바람으로 끝났다. 교회의 무너짐은 늘 외적인 위협이 직접적 요인이 아니었다. 내적인 타락이 직접적 요인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다가오는 외부의 위협들로 인해 교회가 엄청난 외적 성장을 경험하진 못하더라도,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교회다운 교회를 이루어가고 있다면, 교회로서 생존하며,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적 충만함이 사라진 교회는 외적인 파고에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회다움을 간직함과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향해 교회는 대답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미래 세계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신과 인간, 기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가상과 현실의 구분선이 사라지는 세계다. 이러한 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과 인간다운 삶에 대해서 교회는 어떠한 대답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러한 세상 속에서 신앙의 길을 세우지 않는다면, 교회는 미래 세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이에 대한 대답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길을 제시할 수 있다면, 신앙은 세대를 건너 흘러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정확도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진다. 정말 그렇게 될까?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보니 호기심에 그칠 때가 많다. 그러나 미래를 이야기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준비하기 위함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래에 다가오리라고 했던 일들이 좀 더 빨리 우리의 사회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는 이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이 계속해서 머리를 맴돌았다.
‘과연 우리는 마주하는 미래를 위한 준비를 잘 할 수 있을까?’ ‘할까, 말까’를 넘어서서 ‘해야만 하는데,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준비함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보다 일단 하나라도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하나님께 사로잡혀 참된 신앙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일, 다가올 미래세대에 대한 신앙적 답변을 준비하는 일, 교회다움의 영원한 본질을 추구하고, 변화하는 시대 앞에서 준비하는 일은 사실 어느 시대에나 필요한 일이 아니었던가. 그 교회의 원리를 붙잡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만이 생존을 넘어 다음 세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주의 은혜를 구함과 동시에 준비하는 일, 두가지가 다 우리에게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분투와 주의 은총은 주께서 오시는 그 날이 되기까지 늘 신앙생활과 교회 공동체에게 필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정승환 목사 (한우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