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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5]
 
 
 
     
 
 
 
작성일 : 22-12-16 23:54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667 [120]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해냄, 2020

 

 너무도 병든 사회에서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이 ‘정상’으로 사는 사람은 과연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우리의 불행은 단연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김누리 교수가 책의 서두에 던지는 질문이다. 저자는 독일이라는 거울에 한국을 비추어 한국 사회가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지를 드러낸다. 

 

 저자가 진단하는 한국의 민주주의 문제점은 ‘민주주의자’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민주화는 이루었지만 광화문에 모여서 목이 터져라 민주주의를 외친 사람이 집에 가서는 완전히 가부장적인 아버지요, 다음날 학교에 가서는 아이들을 쥐 잡듯이 들볶는 권위주의적 교사요, 혹은 회사에 가서는 갑질을 일삼는 상사라는 것이다. ‘광장 민주주의’와 ‘일상 민주주의’가 괴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단지 정치제도의 문제가 아닌 삶의 태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약자와 공감하고 연대하며, 불의에 분노하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태도와 정서를 내면화한 민주주의자를 길러내지 못하면 한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독재의 야만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68혁명은 좁게 보면 1968년 5월 프랑스에서 발생한 사건과 그것이 불러일으킨 변혁운동을 말하지만 넓게 보면 6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나 70년대 초반까지 계속된 거대한 변혁의 흐름을 뜻한다.(57) 저자는 전 세계를 뒤집어 놓은 68혁명이 예외적으로 한국에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고 그것이 한국 사회에, 특히 한국 민주주의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설명한다. 베트남 전쟁과 때마침 전세계에 보급된 텔레비전을 통해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고, 미국과 소련 간에 벌어진 핵무기 경쟁을 목도한 젊은 세대는 기존 세상이 제정신을 가진 정상적인 세계인지 질문하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기성세대 전체를 부정하고 기성 가치 전체를 회의하였다. 그 흐름이 68혁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68혁명은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추구한다. 그 결과 독일의 68 세대들은 새로운 독일을 만들었다. 과거를 청산하고, 복지정책을 잘 만들고, 통일을 이루었다. 저자는 조교가 총장이 되는 독일 대학의 민주주의, 이사회의 50퍼센트가 노동자인 독일의 회사들의 노사공동결정제 등을 예시로 68혁명의 열매들을 소개한다. 

 

 한국에 68혁명의 부재를 초래했던 정권, 베트남 전쟁 참전과 지역주의를 조장한 정권에 대항했던 60년대생 80년대 학번을 소개하는 저자는 그 무리를 86세대라고 부른다. 86세대의 목표는 단 하나, 군사독재 타도였기 때문에 총체적 민주화까지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인권 감수성에서부터,, 소비주의, 권위주의, 자기 착취와 소외, 성도덕 문제를 거론하며 68혁명의 부재가 한국 사회에 드리운 ‘그늘들’을 짚어 설명한다. 

 

 상위 1퍼센트가 55퍼센트의 부동산을, 상위 10퍼센트가 97.6퍼센트의 부동산을 소유한 극심하게 불평등한 사회, 학생들은 무한 경쟁에, 어른들은 노동 기계 취급에 치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지만 정치인들은 정치하지 않는다. 저자는 독일의 가장 우파 정당이 한국의 가장 좌파 정당보다 더 좌파인 것을 설명하며 한국 정치 지형이 극단적으로 우경화되어 있음을 말한다. 저자가 보는 한국 정치의 지형은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수구과 보수가 손을 잡고 권력을 분점해 온 구도다. 

 

 책의 후미에는 분단체제가 한국을 볼품없는 국가로 만들었고 한국 사회를 아주 병든 사회로 만들었으며, 한국인을 권위주의적 성격을 가진 아주 특이한 인간 유형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남과 북이 다치지 않고 손잡는 방법, 성숙하고 평화로운 통일을 위한 제안을 하며 책을 마친다. 

 

 배가 아파서 바늘로 손을 따고 고생하다가 맹장수술을 한 기억이 난다. 그저 아픔을 겪는 것과 그 이유를 알고 고통을 겪는 것은 무척 다르다. 시종일관 유쾌한 내용은 아니지만 병명을 확인해서 후련한 느낌이다. 이제는 걱정도, 행동도 맹장 걸린 사람 바늘로 손을 따는 일 같지는 않을 것이다. 

 

김국진 목사 (산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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