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박힌 못 하나

<마음에 박힌 못 하나>, 곽금주, 쌤앤파커스, 2014

곽금주 님이 쓴 <마음에 박힌 못 하나>라는 책을 소개합니다. 그 안에 ‘나는 왜 긍정적이지 못하지?’라는 글이 나옵니다. 

누구에게나 하나쯤 박혀 있는 마음의 못, 콤플렉스. 일반적으로 콤플렉스는 열등감으로 불립니다. 아픔이 없는 인생이 없듯이 콤플렉스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그림자가 있고, 늘 앞면만 보여주는 달에게도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콤플렉스 중에서도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늘 부정적인 면만 보는 성향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이 있습니다. 파파 스머프를 중심으로 익살이, 똘똘이, 허영이, 덩치, 욕심이, 화가, 시인, 게으름이 등 82개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 가운데 ‘투덜이 스머프’가 있습니다. 투덜이 스머프는 매사에 불만 가득한 얼굴로 ‘싫어!’라는 말만 합니다. 많은 스머프들 중에 이 스머프는 ‘싫어’라는 말만 하는 스머프로 인식됩니다.

만화에서는 가끔 사람을 웃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현실 속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피곤해집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투덜이 스머프 같은 사람이 한두 명은 있을 것입니다. 무슨 일을 시작하려면 ‘그게 되겠어?’하며 일단 툴툴대고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이나 직장에 대해 온통 불만인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점심이 왜 이런지, 왜 일은 늘 꼬이기만 하는 건지, 직장 상사는 왜 저 모양인지, 일은 왜 이렇게 많은지, 불평불만 투성입니다. 

자신의 일에 성과는 내지 못하면서 그저 주변 환경 탓만 하는 불만쟁이를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케츠 드 브리 교수는 ‘트롤 콤플렉스’라 이름 붙였습니다. 부정적인 인생관을 가지고 있고 언제나 불평하고 짜증을 내며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결국에는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단순한 불평이 트롤 콤플렉스로 전이되면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인생관이 부정적으로 변질돼 아무리 좋은 상황에서도 가능한 나쁜 결과를 가정하고 내심 실제로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았다거나,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거나,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악의 없는 행동이나 말 한마디에도 자신을 우습게 본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거듭되는 오해에 사람들이 짜증이라도 내면 ‘저것 봐. 나를 무시하잖아’하며 자기충족적 예언의 오류에 빠집니다. 

트롤 콤플렉스의 가장 나쁜 점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가 아니라 냉소주의를 퍼뜨린다는 데 있습니다. 시작은 한 사람의 부정적인 생각, 태도, 행동이지만 이것은 머지않아 다른 사람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집단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고든은 이런 이들을 가리켜 ‘에너지 뱀파이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절 절기입니다. 예수님은 생명, 희망, 사랑, 평화, 기쁨을 가지고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듯한 말 한 마디가 세상을 푸근하게 만듭니다. 가난한 이웃들에게 보네는 작은 사랑의 손길이 세상을 평화롭게 만듭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좀 더 따뜻한 마음과 시선으로 세상을 품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갑시다. 

이기철(응암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