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안으로 믿고, 산다는 것

(<웨슬리안 실천교리>, 김민석, 샘솟는 기쁨)  

우리에게 교리가 필요한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혹자는 교리를 신앙인의 삶과 괴리된 무언가로 여긴다. 실제적인 삶에는 쓸모가 없는 머리에서만 이루어지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신자의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교리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삶이 중요하지, 교리가 중요하냐는 식이다. 이는 교리에 대한 오해로 인해 생긴 일들이다.  

교리는 바른 신앙과 삶에 대한 가르침이다. 건강한 신앙은 바른 앎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신앙생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 배움이다. 교리는 내가 믿는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고, 내가 어떠한 존재이고, 하나님과 내가 어떠한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교리를 바르게 배워야, 바르게 믿을 수 있고, 바르게 살 수 있다. 교리는 기독교 신앙을 바로 이해하는 길이며, 기독교 신앙대로 바르게 살아가도록 안내해주는 인도자이기 때문이다. 

교리는 나의 신앙생활을 넘어 타인에게 기독교 신앙을 전달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교리를 모른다면, 타인에게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전해줄 수 있을까? 교리는 기독교인의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을 위한 섬김과 주어진 사명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웨슬리안 실천교리’은 웨슬리안이라면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존 웨슬리의 ‘자녀들을 위한 교훈서’와 ‘교리 총회록’을 바탕으로 웨슬리안의 교리를 해설해주었다. 웨슬리에게 교리는 하나님께로 가는 그 길에 대한 정리였다. ‘웨슬리안 실천교리’를 통해 웨슬리안들이 추구했던 하나님을 향한 그 길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웨슬리안 교리해설’로 저자가 삼위 하나님의 구원의 순서에 따라 웨슬리안의 교리를 해설해 놓은 부분이고, 둘째는 존 웨슬리의 ‘자녀들을 위한 교훈서’, 1749년 ‘교리 총회록’의 원문이다. 

웨슬리안 교리해설은 웨슬리안의 사명해설로 시작된다. 웨슬리안의 사명은 성서적 성결의 전파로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성서적 성결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위하여 온 인류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는 온 땅이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으로 충만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드는 사람이 웨슬리안이다. 

이후 본격적인 교리로 들어가기 전에 교리의 필요성과 웨슬리 신학의 기반인 성경, 이성, 경험, 전통을 소개했다. 이후, 성부 하나님을 시작으로, 삼위일체로 계시는 하나님을 소개하였다. 성부 하나님의 속성, 거룩한 사랑으로 계시는 삼위일체 하나님과 삼위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소개했다. 이후 창조, 타락, 그리고 인간의 현실에서 하나님이 아름답게 지으셨으나 타락해버림으로 구원이 필요한 인간의 상황을 소개하였다. 이후, 성자 예수님과 성령 하나님의 구원을 위한 사역을 소개하였다. 

다음은 성경적 구원의 길로서 삼위일체 하나님이 어떻게 한 사람을 하나님께로 이끄는지, 한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 바로 그 길에 대해서 소개하였다. 이는 웨슬리안 구원론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교회와 사회에서 웨슬리안이 어떻게 책임있는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소개하고, 마지막은 세상의 완성을 이야기하는 종말론이다. 

2부의 ‘자녀들을 위한 교훈서’, 1749년 ‘교리 총회록’의 원문은 역사 속에서 웨슬리안들이 어떠한 신앙을 가지고, 어떻게 가르쳤는지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부록 같은 느낌이었는데, 읽다보면 웨슬리안의 과거 역사 속으로 참여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웨슬리안 실천교리’는 신학의 중요한 주제들을 웨슬리의 신학에 기초하여 정리해주었다. 이는 웨슬리안 목회자 혹은 성도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과 사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해주고, 신앙적 삶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것이다. 

교리가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 삶에 대한 모든 것을 공급해 주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논리적 표현으로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크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교리가 무용한 것은 절대 아니다. 교리는 사람이 하나님을 이해하고 나아갈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안내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교리가 분명히 서 있지 않을 때, 교회는 세속의 철학과 사상, 이념의 노예가 되기 쉽다. 유행하는 사회 문화에 휩쓸리기 쉽다. 이때에 분명한 성경적 교리를 갖춘 사람들은 세속의 다양한 소리들을 분별한다. 세속이 말하는 신, 인간, 삶을 하나님의 계시에 비추어 판단할 수 있다. 교리는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는 중요한 토대다. 

웨슬리안으로 거룩한 사랑을 온 세상에 가득하게 하기를 꿈꾼다면, 웨슬리가 전했던 성경적 교리를 붙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으로 나아가고, 그 거룩한 사랑을 경험하고, 거룩한 사랑을 실천하는 웨슬리안으로 서게 될 것이다. 교리의 토대 위에 자신과 세상 속에서 성경적 성결을 이루어가는 일에 성령의 선하신 인도하심이 함께 해주시기를! 

정승환 목사 (한우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