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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9]
 
 
 
     
 
 
 
작성일 : 22-10-11 01:10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글쓴이 : dangdang
조회 : 5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281 [130]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청미래)

 

사람은 모두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어떤 형태의 사랑이건 서로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마치 중독된 것처럼 끝없이 마음을 나누고 교류하고 싶어 합니다. 이제는 쉰 넷의 나이가 된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스물세 살에 쓴 이 책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도 우리가 모두 사랑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클로이라는 매력적인 여성과 그런 클로이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클로이와 이 남자는 비행기 안에서 서로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져 서로가 운명적인 상대인 것만 같다는 낭만적 운명주의를 외치기도 하고, 불타오르다가 천천히 식어 내려가는 마음을 한 땀 한 땀 느끼며 아파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이 두 사람의 만남부터 사랑의 절정 그리고 마지막 이별까지 두 사람의 큰 세계관을 세세한 분석을 덧붙여 그려냅니다. 이 분석은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을 꿰뚫기도 하지만 동시에 독자인 나의 마음과 평소의 심리를 정확하게 건드립니다. 이 책의 옮긴이의 말에 이러한 구절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색다르고 독특한 이야기라서 도전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지극히 평범하고 진부하기까지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도전적이라는 것이다. 극소수의 색다른 경험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겪어보았을 뻔해 보이는 연애담에서, 그들 모두가 미처 몰랐던 의미들을 끄집어내겠다는 것은 대담한 시도가 아닌가.”

 

 

사실 연애소설은 유명한 작품부터 이류, 삼류까지 이미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작품만 수천가지가 넘을 텐데, 이 작품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평범하고 진부한 이야기 중에 미처 몰랐던 의미들을 간지럽게 꺼내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책에 나온 구절 중 제 마음을 건드린 대표적인 구절 세 가지를 준비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 

 

   “사랑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상대를 마음대로 살게 해주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우리더러 마음대로 살라고 허락한다면 그것은 보통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누군가를 과도하게 구속하고 집착하는 일은 당연히 적절한 일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미약한 애정의 구속을 곁들이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자녀가 조금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잔소리라는 이름의 조언을 하고, 또 누군가는 나의 친구가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사랑 묻은 우정의 이름으로 충고를 하는 것처럼이요.

 

제가 이 구절이 매력 있게 느껴졌던 이유는, 이런 마음에서 우러난 행동이 가끔은 갈등을 만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건넨 조언과 간섭이 상대방에게 건너가자 짜증과 분노로 돌아오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그럴 때마다 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서운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사실 사랑하고 기대했기 때문에 서운한 마음도 드는 것이니까요.

 

마치 양날의 검과 같은 이 문장은 예쁘다는 이유로 장미를 마구 움켜쥐었다간 가시에 찔려버리는 것처럼, 정말 진정으로 소중하고 귀한 사랑 섞인 잔소리가 가진 특징을 정확히 관통하는 묘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살게 해줄 수 없는 그 마음에 누군가의 불평이 불쑥 나타나더라도 너무 쉽게 불씨를 꺼뜨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2) 

 

“내가 클로이를 사랑한다기보다는 마시멜로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

너무 남용되어 닳고 닳아버린 사랑이라는 말과는 달리,

나의 마음 상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 같았다.”

 

 

이 구절은 사랑의 절정에 다다른 두 연인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형용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입니다. 오그라드는 것만 같은 기분에 손가락이 저릿저릿할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연인 간의 사랑은 본디 찌릿찌릿하고 부끄러움을 잊어버리는 법이 아닐까요?

 

소설 속의 인물들은 서로에게 ‘사랑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에서 언어의 한계를 느끼곤 합니다. 본인이 느끼는 이 복잡, 미묘하고 꿈틀거리는 설렘을 전달하기에는 단순히 ‘LOVE’라는 이 네 글자짜리 언어가 너무 작은 상자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소파에 함께 앉아 먹은 마시멜로에서 내 마음 속에서 느껴지는 사랑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생각한 남자는 클로이에게 ‘마시멜로한다’라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감정은 이처럼 언어라는 그릇에 담겨 틀에 갇히게 될 때도 있습니다. 기쁨도 사랑도, 반대로 슬픔도 분노도 하나의 단어로 단정 지어 버리기에는 아쉬울 때가 있지요. 하지만 전달하고 싶은 감정을 잘 다듬고 다듬어 멋지게 전달해냈을 때 상대에게 설렘이 되기도, 위로가 되기도, 그리고 가끔씩은 정신 차릴 따끔한 교훈이 되기도 하죠.

 

이것이 감정의 언어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내 주변 어딘가 마시멜로 한 누군가에게 오글거리고 부끄럽더라도 정확히 묘사한 감정을 이야기해보는 것이 꽤나 달콤한 시간이 되어 돌아올 지도 모릅니다.

 

3) 

 

  “사랑의 종말과 삶의 종말 사이의 유일한 차이는 후자의 경우에는 그래도 죽음 뒤에는 우리가 아무것도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위안이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결국 클로이가 다른 남성과 사랑에 빠져 남자가 상실의 아픔을 겪고, 회복된 마음으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보겠다는 다짐과 함께 끝이 납니다. 이별을 마주해야하는 남자에게 두려움이 가득할 이유는 바로 이별은 꼬리가 길어 그 이후에 더 진한 잔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만난 모든 사람들과 결국 이별을 합니다. 정말 상처가 오가는 결별일 수도 있지만, 사별일 때도 있을 것이고, 그저 그냥 서로 적당히 지내다 적당히 잊어가는 심심한 이별일 때도 있겠지요. 서로가 끈끈하게 아끼고 사랑했을수록 이 이별의 색채는 보다 오래 싱싱하고 진하게 남아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별의 그림자가 길다는 사실, 오랜 여운이 남는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가 누군가에게 열렬한 사랑을 주었다는 반증이 됩니다. 이 사실이 혹여 언젠가 이별이 다가오는 순간이 되더라도,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던 나 스스로와 동시에 나를 뜨겁게 사랑해주었던 상대에 대한 깊이 있는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할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 작품 속에는 이 세 가지 문장이 아니더라도 제 마음을 울린 문장이 꽤나 많았습니다. 작품 곳곳에 숨어, 영화의 명장면과 같은 감동을 감춘 문장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재미로 이 책을 읽어나가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내가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김은기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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