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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2]
 
 
 
     
 
 
 
작성일 : 22-10-04 23:55
   
가나안 성도들 이야기
 글쓴이 : dangdang
조회 : 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258 [125]


 

가나안 성도들 이야기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이혜성 지음, 북오븐 출판사, 2022

 

미국 교회에는 견진성사 (Confirmation)라는 것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7-9학년 (우리나라에서는 중학교1-3학년) 학생들에게 교회가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신앙교육, 교리교육이다. 하는 방식과 기간은 목사와 교회에 따라 상이하다. 견진성사를 위한 교육기간이 끝나면 학생들은 정해진 예식에 따라 예배 중에 본인들의 신앙을 고백하고, 해당 교회의 교인이 되어 헌신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대체로 부모가 교회에 열심이 아니어도, 혹은 심지어 교인이 아니어도 자녀들만큼은 견진성사에 참여하여 교육받고 세례까지 받기를 바란다. 

 

많은 경우의 미국 교회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는 견진성사를 받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받기까지의 과정은 적극적이고 참 열심인데, 받은 후에는 마치 ‘다 이루었도다’ 하는 것처럼 교회에 발길을 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잘 알고 있는 일부 미국 목사들은 교육의 기간을 2-3년으로 대폭늘려 아이들과 교제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마저도 그들의 발길을 교회에 붙잡아두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섬기고 있는 미국 교회들도 예외적이지 않다. 견진성사 교육을 매주 받고, 그 아이들과 매주 교회에 출석하던 그들의 부모들은 애석하게도 예식이 끝남과 동시에 일년에 한두번 교회에 올까말까한 상태가 된다. 

 

나는 그들의 심리가 궁금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교회에 오지 않는 진짜 이유가 궁금했다. 일반직장을 가진 이들이 주중에는 열심히 회사에 충성하고 금요일 밤부터 주말까지는 가족들과 캠핑, 호캉스를 즐겨야해서 교회에 올 수 없다는 진부한 이유말고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찾게 된 책이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이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상황들이 한국 교회라는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어 미국 목회를 하고 있는 내 상황에 딱히 맞지는 않았지만, 학부시절부터 숱하게 들었던 이야기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는 8명의 가나안 성도들 (한 때는 교회를 다녔으나 어떤 이유들로 인해 더 이상은 나가지 않는 성도들)을 집중 인터뷰하였고,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어떠한 이유들로 교회에 나가지 않기로 결심하게 되었는지를 이 책에 담았다. 흥미로웠던 것은 그가 취재한 가나안 성도들이 한 때는 목회를 했던 목사, 모태 신앙인, 사모, 선교단체 간사, 전도사였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가나안 성도가 된 것을 넘어서 무신론자가 된 이들도 있다. 그들이 경험한 교회는 어떠하였길래 약간은 극단적일 수 있는 가나안 성도가 되기로 결심한것일까.

 

책에 소개된 8명의 가나안 성도들은 그들만의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교회에 나가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8명의 인터뷰를 읽는 동안 중복되었던 이유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은 ‘교회 내 갈등으로 인한 분열로 인해,’ ‘교회 내 남녀 성차별 때문에,’ ‘창조론이 진화론보다 설득력이 부족해서,’ ‘기도에 응답이 안되서,’ ‘목회자의 부도덕성 때문에,’ ‘개인의 영적 성장에만 초점을 맞출뿐 세월호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교회는 침묵으로 일관해서,’ ‘묻지마 신앙교육으로 인해,’ ‘책 한줄 읽지 않고 세상 물정 모르는 목사들의 설교가 듣기 불편해서,’ ‘교회가 사랑의 통로가 아닌 이익집단으로 변질된 것 같아서’ 등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들 외에 결정적으로 방아쇠를 당긴 것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 예배가 성행하게 되었다는 점과 그 기간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아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교회의 모습들이었다. 

 

읽으면서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그들의 아픔이 마음에 와닿기도 했고, 또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교회와 더불어 그들이 마음을 조금 더 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터뷰에서조차 차마 밝히지 못한 그들만의 속사정들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목적 또한 가나안 성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을 해주고 싶어서라고 한다.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에 이바지해 온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8명의 가나안 성도들의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들도 우리가 신앙 생활을 하다보면 한두 번쯤은, 아니 어쩌면 그 이상 듣고 마주하게도 되는 한국교회의 아픈 모습들이기도 하다. 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아픔의 실타래는 어디서부터 풀어야할까. 아픔이 깊고 복잡한 만큼 이를 위한 해결책 또한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은 교회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에 공감하기 위해, 그들의 아픔의 치유를 위해, 주님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해본다. 주님의 평화, 주님의 평화, 오늘 여기에, 우리와 함께.

 

민학기 (윌로우리버 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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