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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2]
 
 
 
     
 
 
 
작성일 : 22-08-27 23:28
   
노르망디의 연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0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057 [125]



노르망디의 연


로맹 가리(Romain Gary)저 백선희 역, 마음산책 2020

 

로맹 가리가 쓴 <노르망디의 연>은 1차 세계대전 때 부모를 잃고 삼촌과 사는 소년 뤼도와 폴란드 귀족의 딸 소녀 릴라의 만남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시기, 프랑스 노르망디의 벽촌 클레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1940년 6월 중순, 숲에서 딸기를 따먹고 배가 잔뜩 불러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떴을 때, 눈앞에 커다란 밀짚모자를 쓴 샛노란 금발의 소녀가 보였습니다. 소년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때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소년은 소녀에게 딸기 한 줌을 내밀었습니다. 소녀는 소년이 내미는 딸기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바구니를 통째로 낚아챘습니다. 바구니 속 딸기를 다 먹고 몇 개 남기지 않은 소녀는 바구니를 돌려주면서 “설탕을 쳐서 먹어야 더 맛있어.”라고 말합니다. 소년은 망설이지 않고 숲과 밭을 가로질러 달려가 설탕 봉지를 집어 들고 똑같은 속도로 왔던 길을 돌아왔습니다. 소년은 설탕을 내밀었습니다. “이젠 안 먹어. 그런데 너 참 착하다.” 소녀는 소년의 나이를 물었습니다. “곧 열 살이 돼” “난 열한 살 반이야. 내일 같은 시각에 여기서 나를 기다려. 다시 올게.” 소년은 이튿날엔 산딸기를 3킬로그램은 족히 땄습니다. 그리고 몇 분 간격으로 소녀가 왔는지 보러 달려갔습니다. 이날 소녀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튿날도, 그 다음 날도. 소년은 6월, 7월, 8월, 그리고 9월 내내 매일 그 애를 기다렸습니다. 1940년부터 1944년까지 <나는 계속해서 숲으로, 우리가 만났던 곳으로 갔다. 그해가 지나갔고, 또 한 해가, 그리고 또 다른 해가 지나갔다. 우리가 만난 지 3~4년이 흐르고도 나는 딸기가 열리기만 하면 여전히 내 바구니를 채웠고, 너도밤나무 아래 누워 두 손을 목덜미 아래 넣고 눈을 감곤 했다. 그녀가 나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설탕 봉지도 잊지 않았다.>

 

한 소년의 첫사랑은 이렇게 순진무구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간직한 사랑은 전쟁 통에도, 시간이 많이 흐른 이후에도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이 책의 모티브는 <연>입니다. 프랑스를 점령한 독일군은 연을 높이 날리게 하용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30미터로 한정하더니 15미터로 낮춥니다. 나중에는 인간의 키 높이 이상 날려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생깁니다. 때론 세상을 바라보면서 인간이란 사실이 몹시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인간을 죽이는 것도, 고문하는 것도, 자유를 박탈하고 행복을 빼앗는 것도,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것도 다 머리와 두 손을 가진 인간들이 하는 일들입니다.

 

세계대전이 연거푸 일어나 모든 것이 파괴되고 무너져 갈 때,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연은 자유와 순진무구와 희망을 상징합니다. 가느다란 실 하나에 걸린 연,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움 속에 올려 보내는 희망의 연. 사랑을 잃고, 꿈을 잃고, 자유와 희망을 잃어버리는 시대 한 복판에서 우리는 각자 자신의 연 하나씩 하늘로 날려야 하겠습니다. 하늘을 향해, 파랑을 좇아서.......흔히 사랑을 ‘눈 먼 것’에 비유합니다. 사랑하면 눈이 멀게 됩니다. 사랑이 눈이 머는 것이라면 예수 그리스도는 <눈 먼 예수>입니다. 돌아오지 않는 소녀를 기다리고 기다리며 딸기와 설탕을 준비하던 소년처럼, 예수님은 이런 순수한 사랑으로 우리가 돌아오기를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사랑에 눈 먼 예수님이셨기에 죄인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셨고, 포기하지 않는 사랑으로 우리를 버리시지 않고 한결같이 기다려 주시니까요.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릴라는 이렇게 말합니다. “있잖아, 뤼도. 나는 살면서 벌써 여러 번 죽었어” 점령군과 잠자리를 함께 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사람들은 릴라의 머리를 빡빡 깎아버립니다. 스물 세 살의 청년 뤼도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다시 자랄 거야. 그럼 언제나 다시 자라지.”

 

이기철(응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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