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

마틴 루터 킹 지음, 채규철 외 옮김, 예찬사, 1987

<사랑의 힘(Strength to Love)>은 증오와 억압에 맞서는 기독교의 가르침인 사랑과 비폭력을 제시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설교집이다. 총15편의 설교는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기간 중이거나 또는 그 이후에 선포된 것으로, 1963년 버밍햄 인종차별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작성한 설교집이다. 

킹 목사의 아내인 코레타 스캇 킹은 불의한 사회적인 악에 대응한 킹 목사의 올곧은 신앙의 정수를  <사랑의 힘>에서 발견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킹 목사는 “그리스도는 사랑이라는 삶의 목표를 주었고, 간디는 그 목표에 다다르는 전술을 제공했다”고 종종 말했다고 한다. 즉, 사랑이 기독교의 영원한 내적인 원리라면, 비폭력은 그것의 외적인 표현이라는 것이다. 킹 목사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제15장 “비폭력으로의 순례”에서 비폭력은 저항의 방법론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걸아가야 하는 순례의 여정 그 자체라고 말한다. 그의 비폭력 저항 운동의 근거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킹 목사가 말하는 사랑의 힘은 그의 설교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제 2장 “이 세대를 본받지 않는 자들”에서는 사랑에 이끌려 이 세상의 악과 타협하지 않는 변화된 제자의 삶에서 사랑의 힘을 발견 할 수 있다고 한다. 제3장 “선한 이웃이 되는 길”에서 선한 사람은 사랑에 이끌려 생명을 살리는 일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순례자라고 말한다. 제 5장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에서는 킹 목사의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들을 만날 수 있다: 

어둠은 어둠을 물리칠 수 없다; 오직 빛만이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

미움은 미움을 극복할 수 없다; 오직 사랑만이 미움을 극복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사랑이라는 내적인 강력한 힘과 비폭력이라는 외적인 부드러운 형식을 갖춘 순례자들이다. 사랑의 힘에 기반한 킹 목사의 사회정의 복음은 수많은 청중에게 울림을 주었다. 특별히 인종차별은 사회적 문제이지 교회나 영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던 일부 백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그들도 인종차별이 사랑이 부족하여 발생한 교회의 영적인 위기라고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킹 목사를 단순히 흑인 인권 운동가로 여겼던 수많은 백인들에게 기독교의 진정한 복음을 선포한 위대한 설교자로 각인 시켰다. 

출판된 지 60년이 훌쩍  지났지만 <사랑의 힘>은 전쟁과 내전, 불평등과 불의를 직면하고 오늘을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새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과감하게 꿈꾸는 용기를 심어준다. 그의 설교는 불의한 세상에 당당히 맞서 정의와 평화인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품게 한다. 비록 지금 교회 강단에서 선포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 쓰여진 설교지만, 간결하고 힘있는 문장 속에서 킹 목사의  생생한 예언자적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김진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