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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7-28 23:20
   
하나님의 때에 꽃을 피우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915 [163]


 

하나님의 때에 꽃을 피우다


- 비겐 구로얀 지음, 김순현 옮김, kmc, 2022.

 

여수 갈릴리교회에서 비밀의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 김순현 목사는 최근 아르메니아 정교회 신학자인 비겐 구로얀의 책을 번역해 세상에 내놓았다. 『정원에서 하나님을 만나다』 (복있는사람, 2008)에 이어 두 번째이다.

 

 

하나님의 때에 꽃을 피우다(kmc, 2022)

 

 

그리 두껍지 않지만 한 장 한 장 넘기는 책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하나님의 때에 꽃을 피우다』는 교회력을 정원지기의 일상에서의 통찰과 시선으로 묵상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비겐 구로얀은 머리말에서 이 책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이 명상 글들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의 땅성(earthness)과 성례전적 성격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나는 계절의 순환에 따라 정원에서 겪게 되는 시간 경험과 공간 경험을 통합하고, 이 근본적인 경험을 교회력의 순환과 결부시키려고 하였다”(20p)

 

교회력과 정원가꾸기를 이렇게 연결시켜 설명한 이가 있을까? 그동안 “모든 그리스도인은 정원사가 되어야 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이가 있을까? 모든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정원사가 되게 하려는 비겐 구로얀의 초대는 이 새로운 통찰은 우리의 신앙에 신선한 충격과 도전을 안겨다 준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생명을 가꾸지 않고 하나님을 신앙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하는 물음을 묻게 한다. 성서는 분명히 생명을 인간에게 국한하지 않으며, 모든 생명들 속에는 하나님의 숨결이 들어있음을 고백하며 인간중심주의를 거부한다. 구원의 개념 또한 인간의 구원만이 아닌 모든 피조세계의 구원을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성서를 근거로 인간 이외의 생명들을 대상화하고 지배해왔으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생명을 대상화한다든지 지배하려는 속성은 분명 반생명적인데도 인간은 성서의 본뜻을 외면한 채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구절을 내밀며 온갖 개발과 지배와 착취를 정당화시키려 했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풍경이 되고 있다. 인류 문명의 고도화로 엄청난 발전과 풍요를 이루어내었지만, 문명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온갖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우리가 편리함과 풍요로움으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사이 수많은 생명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야만 했다. 이는 성서가 말하는 생명의 정신을 반하는 것이다. 이런 인류 문명의 발전의 사상적 근거가 된 것이 기독교 신앙이었다. 우리는 이 사실을 한없이 부끄러워해야만 한다. 생명의 종교 기독교가 반생명 문화의 선두에 서 있다. 이러한 시대에 구로얀의 초대는 새로운 시대의 대안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구로얀은 인간에게 부여된 청지기직의 책무를 다할 것을 권면한다. 청지기직을 부여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던 일을 우리들에게도 함께 하자는 초대이며, 이것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를 생명을 돌보는 동역자로 삼으신다. 하나님께서 모든 피조물을 입히시고 먹이시고 돌보셨던 것처럼 우리도 생명들을 입히고 먹이고 돌보아야 한다. 이 구체적인 현장이 바로 정원이다. 정원은 단순한 꽃밭이 아니라 푸른 생명이 살아있는 곳이다. 또한 정원을 가꾸는 일은 낙원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꾸는 정원은 낙원이 어떠한 곳인지를 보여주는 예표이다.

 

계절의 순환에 맞추어 정원에서 때를 따라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리스도인 정원사들에게 이 과정은 교회력과 궤를 같이 한다. 교회력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순환에 맞추어 사순절-부활절-오순절-강림절로 이어진다. 구로얀의 묵상을 따라가다 보면 계절의 순환과 교회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다분히 구로얀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묵상하며 써내려간 것이지만 이 책은 우리의 신앙의 근본을 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정원사여야 한다는 그의 말이 자꾸 내 마음에 맴돈다. 책을 접은 이후 매일 시간을 들여 꽃과 나무를 돌보며 물을 주고 눈맞춤하고 이야기 나누던 노력들이 단순한 개인의 만족을 위해 한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맡기신 근원적인 소명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받으며 위안을 느낀다. 그럼에도 우린 매일 망가져 가는 정원을 목도하고 있다. 다시금 생명 넘치는 정원을 가꿀 정원사들이 필요하다. 신앙조차 이기적 탐욕의 수단이 되어가는 이 시대.. 정원을 가꾸자. 우리의 자신을 정갈한 정원으로 가꾸어보자. 생기 잃은 이 땅에 푸르고 생기 넘치는 정원을 가꿔보자. 어쩌면 이 일이 이 시대 우리의 마지막 사명인지도 모른다.​ 

 

 이혁/의성서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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