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김영아 지음, 쌤앤파커스, 2022.7.21
모바일과 웹이 대세인 시대에 서점가에서 오늘을 읽는 키워드를 발견하는 일이 고루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필자는 오늘 우리 삶과 사회의 가장 큰 이슈들과 흐름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서점을 자주 찾는다. 서점의 가장 잘 보이는 가판대에 놓인 책들을 살펴보면 대략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온통 부동산과 주식, 비트코인을 비롯하여 부를 창출하는 일에 몰입되어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기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런 류의 서적들이 점점 뒤로 물러나고, 요즘 서대를 덮어가는 것이 바로 마음공부를 비롯하여 인간의 내면에 관심하는 심리와 상담에 관한 책들이다.
이러한 세상의 흐름을 기다렸다는 듯이 출간된 책이 바로 오늘의 책이다. 이 책은 치유심리학자이자 독서치유 상담사라의 길을 걸어온 저자의 책으로, 그는 여러 대학과 센터에서의 강의 경험을 토대로 그림과 심리학의 결합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천착해 왔다. 그는 유튜브와 그림책 심리연구소를 통해 그림책 심리 지도사 양성/연구/기획도 총괄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토대로 얘기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료가 하는 일을 버거워 한다면 당신은 어떤 위로를 건넬 것인가? 그 일로는 네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면 빅터 프랭클의 이론을, 구체적으로 뭐가 힘든지 생각해 보고 팀장하고 얘기해서 해결해 보라고 했다면 게슈탈트 심리학의 이론을 차용한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이미 하고 있던 것을 뛰어난 심리학자들이 학문적 방법을 통해 잘 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심리학의 이론들을 삶 속에서 적용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오늘의 책을 읽다 보면 심리학에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것도 어려운 학문적 용어가 아니라 그림까지 곁들인 친절한 설명으로.
이 책에서 잘 정리되어 있는 심리학자들과 그 이론도 가치가 있겠지만 더 가치 있는 것은 그림책과 심리학을 접목시켜 내 안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긍정과 부정의 감정들, 내 마음과 삶을 억압하고 있던 해결되지 않은 혹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로 어려움 당하는 자신에게 위로를 건네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전해 준다는 점이다.
30년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강력한 치유의 원리를 제시하는데, 그의 풍부한 상담 경험과 이론적 배경이 합쳐져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게 하는 생생한 사례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마음 상한 일 많은 세상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들을 안아주는 저자의 마음 처방전을 받아 보는 일은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신태하 목사 (보문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