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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3]
 
 
 
     
 
 
 
작성일 : 22-07-11 22:54
   
메멘토 모리
 글쓴이 : dangdang
조회 : 6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829 [116]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열림원

 

이 책은 친구와 이야기 하다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책이다. 나는 ‘거시기 머시기’라는 책을 읽었고 친구는 ‘메멘토 모리’라는 책을 읽은 상태에서 서로 읽은 책 이야기를 하였고 서로에게 읽지 않은 책을 선물로 보내기로 하여 친구는 나로부터 ‘거시기 머시기’를 나는 친구로부터 ‘메멘토 모리’를 받게 되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이다. 옛날 로마에서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외치게 했다고 한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 이런 의미에서 생겨난 풍습이라고 한다.(위키피디아)

 

삼성 고 이병철 회장은 죽음과 대면했을 때, 가톨릭 신부에게 종교와 신과 죽음에 대한 스물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회장의 빛바랜 질문지를 지금껏 간직한 이는 천주교의 원로 정의채 몬시뇰이다. 87년 10월 정 몬시뇰(당시 가톨릭대 교수)은 절두산 성당의 박희봉 신부로부터 이 질문지를 받았다. “조만간 이병철 회장과 만날 예정이다. 답변을 준비해 달라”는 말을 들었으나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됐다. 만남은 연기됐고, 다음 달 19일 이 회장은 타계했다. 이병철 회장의 마지막 질문 24가지의 실제 사진은 아래 blog를 통해 찾아보았다. 이 글씨는 당시 비서실의 필경사체라는 것이 알려졌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kingbrights&logNo=70129593046) 

 

“신(神)이 존재한다면 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가?”라는 첫 물음부터 “지구의 종말(終末)은 오는가?”라는 마지막 물음까지, 우리나라 경제의 큰 인물인 이회장이 던졌던 종교적 질문에는 한 인간으로서 깊은 고뇌가 녹아 있는 듯하다. 그리고 2021년, 지독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한국의 대표 지성 이어령 선생이 그 스물네 가지 질문에 대해 신부님과 다른 입장에서 답한다. 이어령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 

그런데 암과의 투병 중 어느 날 한 기자가 저를 찾아와 이병철 회장이 죽음에 대면했을 때 신부님들에게 종교와 신과 죽음에 대해서 스물네 가지 질문을 했다는 말을 저에게 전했습니다. 그에 대해서 신부님과 다른 입장에서, 오늘 똑같이 죽음에 당면해 병마와 싸우고 계신  선생님의 입장에서 답변해주실 수 있을는지요, 하고 물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자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제 입술에는 엷은 미소가 스쳤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했어요. 이병철 회장은 저와는 감히 겨룰 수 없는 세계적인 유명인사이고, 더구나 세상사에 대한 통찰력, 지식 그리고 지혜 등 많은 경륜을 쌓으신 분이셨습니다. 그런데도 미소를 띨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메멘토 모리의 분야에 있어서만은 제가 대선배라는 엉뚱한 자부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서문 중)

 

이렇게 책 ‘메멘토 모리’가 탄생하였다. 이 책을 엮은 김태완은 1970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대륜고등학교, 경북대 사범대학에서 교육학과 국어교육을 배웠으며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상담교육을 공부했다. 매일신문과 월간조선 기자, 조선일보 교육 섹션 '맛있는 공부'의 취재팀장을 거쳤다. 학생과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맛있는' 공부 이야기를 찾다가, 지금은 월간조선으로 돌아왔다. 저서로 시집 <세르반테스의 기막힌 연서> 등이 있다. 그는 월간 조선에서  ‘이어령, 故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는 칼럼을 통해 선생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는 노력을 하였다. 

 

이 책은 

① 국민일보 2021년12월20~25일 게재된 기사

② 월간조선 2019년 8월호~11월호 게재된 기사

③ 월간조선 2021년6월호 게재된 기사(2021년 5월: 코로나 팬데믹과 예수님의 얼굴)

④ 스물네 개의 질문을 마치고

그리고 서문, 역은이의 말로 구성되어 있다. 

 

국민일보은 창간 33주년을 앞두고 선생과 인터뷰할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은 2021년12월20~25일 게재되었다.  병마의 어려운 가운데서 이루어진 인터뷰는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임종 전 가톨릭 신부에게 던진 질문을 개신교 개념에 맞게 다시 정리한 것’에 관한 것이었다. 선생은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고 했다. 그래서 아직 읽어 보지 않은 ‘지성에서 영성으로’ 책이 세상에 나온 것 같다. 선생은 기호학자라서 글자를 이용하여 사물 또는 현상을 설명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신학’에서 니은(ㄴ)을 빼면 시학(詩學)이 된다.”고 한 말이다. 신의 존재를 언어의 기호로 보여주려고 도전하며 모험하고 있다고 한다. 24가지 질문 중 두 가지만 소개하면, 

 

질문 13 영혼이란 무엇입니까?

저는 이미 찻잔 하나로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찻잔을 만드는 물질은 인간의 육체에 해당해요. 플라스틱컵이면 플라스틱, 유리컵이면 유리. 우리의 육체도 그 컵들의 질료처럼 우리의 몸뚱이를 이루는 물질인 거예요. 

그런데 컵과 그릇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요. 그들은 무언가를 담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컵의 본질은 무언가 담는 것이고, 무언가 담으려면 비어 있어야 합니다. 컵의 본질은 유리나 플라스틱 같은 물질에 있는 게 아니라 비어 있는 성질에 있어요. 비어 있지 않으면 컵에 무엇을 담겠습니까. 아무 역할도 못 해요. 비어 있는 게 그릇의 본질입니다. 그 빈 공간을 '보이드(void)'라고 해요. 

그런데 제가 빈 컵에 커피를 따르면 커피 잔, 물을 따르면 물 잔이 되어 빈 공간이 없어져요. 그러면 이 컵은 더 이상 다른 것을 담을 수가 없지요. 이미 무언가 담겨 있으니 더 담을 수 없어요. 그게 '마인드(mind)'예요. 컵과 그릇 물질 자체'는 보디(body)'입니다. 만약 유리컵이 깨지면 담고 있던 액체도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아요. 보디도 마인드도 없어집니다.

하지만 텅 비어 있던 공간, 그것은 어디로 갔을까요. 깨졌나요? 없어졌나요? 아닙니다. 그대로 남아 있어요. 그 비어있는 공간은 저 은하계, 빅뱅이 일어난 저 우주와도 통하고 있지요.

상상해보세요. 우주도 비어 있으니까 우리가 달나라도 가고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릇은 보디, 그릇을 채우는 욕망이 마인드. 그릇이 깨지면 담겨 있던 게 다 쏟아지듯, 죽으면 육체도 욕망도 다 없어집니다. 깨지고 쏟아져도 남아 있는 빈 공간, 모든 그릇의 비어 있는 부분, 보이드. 그게 스피릿이에요. 

스피릿은 우주의 것이지요. 내가 죽어도 내 안에 있던 우주의 스피릿은 남아 있어요. 그래서 영성이 중요한 거예요. 몸뚱이도 내 것이고 마음도 내 것이지만 영혼만은 내 것이 아니에요.

-실제로 이 세상에서 그 우주와 통하는 특수한 공간을 컵 말고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나요?

"네, 있지요. 바로 어머니의 자궁 속이에요. 그곳은 세상과 단절되어 있어요. 세상과 통하는 곳에서 아기가 자라면 큰일이지요. 죽어요, 유산이에요. 그렇게 이 세상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이 열 달 동안 자궁 속에서, 우주의 보이드 속에서 자라납니다. 그러다 알아서 태어나요. 아이는 어머니가 낳으려 한다고 나오는 게 아닙니다. '아이가 나오려 해요' 그러잖아요.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알아서 자라고 생일날까지 다 받아서 나오는 것이지요. 이게 바로 어머니의 자궁과 우주의 보이드가 통해져 있다는 증거예요. 이것을 플라톤은 '코라(chora)'라고 했어요. 아무것도 없는 거기가 바로 생명의 공간이요 창조의 공간입니다.“

 

선생은 아주 어려운 문제도 간단하게 쉬운 말로 설명한다. 그는 우주와 통하는 특수한 공간을 어머니의 자궁 속이라고 표현했다. 세상과 통하지 않는 곳이라야만 생명이 자라난다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어머니의 자궁과 우주의 ‘보이드(void)’가 통해져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했다. 아무것도 없는 거기가 바로 생명의 공간이요 창조의 공간이라는 이야기이다. 영혼=비어있는 공간=자궁=창조로 이어지는 논리의 전개는 비종교인도 쉽게 영혼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 책과 다른 이야기이지만 얼마 전 나이의 정의를 태어 날 때 0살로 하고 1년이 지나야 1살로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선생의 설명을 들으면 엄마 속에 있는 태아의 기간(10개월) 을 인간의 나이로 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질문 24 지구의 종말은 올까요? 이다. 선생은 종말을 ‘엔트로피’라는 물리학적 단어를 이용하여 설명하고자 하였다. 엔트로피(무질서도) 증가 법칙은 물리학에서 열역학 제2법칙(second law of thermodynamics)에 해당되는 말이다. 고립된 계에서는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법칙이다. 결국 외부로부터 영향이 없으면 지구는 무질서도가 증가하여 언젠가는 멸망한다는 이야기와 일맥을 같이 하고 있다. 종말이란 말은 기독교적인 종말론 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닐 수 있다. 그는 종말이 가까워지면 마지막 와칭(Watching)하고자 했다. 세상이 어떻게 끝나는지 지켜보고 싶어 하였다. 종말이 온다는 것은 자신이 죽기 전 사건이기 때문에 볼 수 있고 글로 남길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스피노자의 사과나무가 아니라 우주에 글씨의 씨앗을 남기고자 하였다. 이는 그의 인터뷰 중 마지막이다. 오늘 목사님 설교에 씨앗의 언급하였고, 씨앗은 창조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선생도 종말은 새로운 창조로서 이해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인간은 미래 창조에 대하여 얼마나 관심을 갖고 행동할 수 있을까?

 

메멘토 모리라는 말이 생긴 이유는 영혼이 있기 때문이다. 나에겐 메멘토 모리는 회화를 통해 다가 왔다. 한스 홀바인 ‘대사들’(1533년)이라는 회화이다. 회화에 대하여 책을 읽던 중 메멘토 모리의 단어가 눈에 들어 왔다.  

 


 

 

‘대사들’ 그림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하단에 그려진 심하게 뒤틀린 해골이다. 이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의 상징이다. 화가인 홀바인은 권세와 지식, 교양을 두루 갖춘 대사의 초상에 이렇게 죽음의 이미지를 그려 넣음으로써 왕의 신하는 물론 최고의 권력자인 왕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부와 권력, 세속적 성공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깨닫고 평화롭고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담은 것이다. 

 

이렇게 메멘토 모리는 서양 회화에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는 지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선생의 책을 보았다. 죽음을 앞 둔 인간으로서 죽음, 종교, 인간, 영혼 등의 주제를 쉬운 해석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은 한번은 죽는다.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살지만 내일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이,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순간일 수 있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 역설적인 표현일 수 있다. 

 

오래 전에 감동 깊게 보았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있다. 주인공인 키팅 선생은 '오늘을 살라'고 역설한다. 그때 나온 대사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다. 카르페 디엠은 '지금을 즐겨라'라는 뜻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으니 바꿀 수 없고, 미래가 중요한데 그 중요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충실하고 나머지 결과는 신에게 맡긴다는 의미라고 한다.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삶에 치열한 몰입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한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을 합하면, '사람은 한번은 죽으니, 그 죽음을 기억하고 현재를 즐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선생은 우리에게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하라고 하시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선생의 명복을 빌어 본다. (첨언, 비종교인이 종교에 입문하기 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김종일 대표 ((주) 비앤에이치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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