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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4]
 
 
 
     
 
 
 
작성일 : 22-07-02 00:49
   
가능주의자가 되려 합니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0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777 [111]


 

가능주의자가 되려 합니다


<선지자 나희덕의 ‘가능주의자’를 읽다>, 나희덕, 문학동네, 2021

 

‘시(詩)’란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감독한 이창동씨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아시다시피 이제 시(詩)가 죽어가는 시대이다.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고, ‘시 같은 건 죽어도 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어쨌든, 지금도 시를 쓰는 사람이 있고 읽는 사람도 있다. 시가 죽어가는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는 관객들에게 그런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 그것은, 영화가 죽어가는 시대에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나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시가 죽었는가? 어쩌면 시라는 존재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사는 시대는 아닐까 싶다. 시란 무엇일까? 시(詩)의 한자풀이는 이렇다.

 

詩자는 言(말씀 언)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寺자는 ‘절’이나 ‘사찰’을 뜻하는 글자이다. ‘시’는 글로 남기지만 말로 읊조리기도 했으니 言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사찰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 불경을 읽곤 한다. 이때는 운율에 맞춰 불경을 읽는데, 詩자에 쓰인 寺자는 그러한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詩자는 사찰(寺)에서 불경을 읊는 소리(言)를 ‘시’에 비유해 만들어진 글자로 해석된다. 

 

불경은 주문처럼 읊조리는데 목적이 있지 않다. 읽고 외워 생각과 몸이 하나가 되기 위해 읽고, 읊조리고, 외운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기독교의 렉시오 디비나와 맥을 같이 한다. 나와 타자가 하나가 되는 행위가 시다. 이런 측면에서 ‘시가 사라졌다’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고 하나가 되는 ‘측인지심이 사라진 시대’라는 딴이름한소리다.

 

지인에게 나희덕의 시집 ‘가능주의자’를 선물로 받았다. 시를 하나를 읽다가 멈추고 생각하고 상상하기를 반복하게 된다. 한 글자, 또는 한 문장으로 눈이 머물고 마음으로 읊조리다보면 시인과 하나가 되어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문화인들을 낙인찍던 블랙리스트 사건, 세월호, 기후위기, 핵발전소 폭발, 난민, 소수민족, 노동자들의 아픔이 내 몸을 타고 흐른다. 마음 한쪽이 저린다. 세상을 원망하고 절망하게 된다. 성서 속 선지자들이 세상의 잘못을 꾸짖는 외침이 전해진다.

 

하지만 시인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세상을 위로하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설교처럼 더 나은 세상의 가능성을 꿈꾼다.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가능주의자가 되려 합니다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믿어보려 합니다

 

현사실을 분석하고 같은 결과물을 얻으려는 노력은 과학이다. 과학은 사실을 분석한 후 설명할 뿐 창조하지 못한다. 창조는 종교의 영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새로운 세상의 가능성을 창조하기에 경전이라 해도 무방하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가능주의자란 시집을 엮은 시인의 예언자적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며 새 하늘과 새 땅의 도래를 꿈꿔본다.

 

이원영 목사(예장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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