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림의 영성
<슬로우 영성>, 존 마크 코머, 정성묵 역, 두란노, 2021
윤석중 선생님의 ‘소’라는 동시가 있습니다.
“암만 배가 고파도/ 느릿느릿 걷는 소/ 비가 쏟아 질때도/ 느릿느릿 걷는 소/ 기쁜 일이 있어도/ 한참있다 웃는 소/ 슬픈 일이 있어도/ 한참있다 우는 소”
소 걸음은 사색을 하듯 느릿느릿 걷는 걸음입니다. 요즘에 인사로 ‘안녕하십니까?’라고 하면, 대부분 ‘바쁘게 잘살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진정 바쁘게 잘 살고 있는 것일까요? <슬로우 영성>은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저자는 바쁨(hurry)이란 너무 급하게 서두르거나 늘 긴박한 상태에 있는 것, 그것은 돌진(hurl), 야단법석(hurly-hurly), 허리케인(hurricane) 같은 단어와 관련 있습니다. 바쁨은 ‘열등감, 두려움, 죄책감에 반응해 미친 듯이 노력하는 상태’라고 정의합니다.(10)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삶에 있어서 속도조절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이 느리게 사는 즐거움(Don’t hurry, Be happy!)을 잃고 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친 속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계 때문입니다. 알고 계신지요? 느리게 살고 기도하며 살기로 작정한 베네딕트 수도회에서 처음 해시계를 넘어, 기계적인 시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6세기부터 그들은 하루 일곱 번 기도시간을 정하려다가, 12세기 들어와 기계적인 시계를 만들게 됩니다.(48) 지금은 시계보다 더 우리를 조급하게 만드는 것은 휴대폰입니다. 인간의 오장육부 중에 하나를 더해, 지금은 오장칠부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은 인간의 장기 중에 하나가 되었답니다. 휴대폰이 손에서 떠나면 불안해 지십니까? 중독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습니까? 삶의 속도는 어떠신지요? 우리 대부분은 시간 기근(time famine) 상태에 있습니다.(62) 조급증(성마름, 과민성, 일중독, 감정마비 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존은 슬로우 영성(The Ruthless Elimination of Hurry)을 익히는 것을 권합니다. 그 일은 영적 무감각에 빠뜨리는 바쁨을 제거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멍에를 메고 소걸음을 익히는 방식을 배우십시오.(마11:29) 소음의 전쟁터에서 광야(에레모스, 사막, 황폐한 곳, 버려진 곳, 외진 곳, 외로운 곳, 황무지)를 경험해 보십시오(137). 거기서 침묵(하나님의 제일 언어)과 고독(외로움과 다른 하나님과 연결점, 리차드 포스터)을 견뎌보십시오. 이것이 영적 질병의 해독제입니다.(150) 이렇게 해 보십시오. “삶의 속도를 늦춘다. 숨 돌릴 틈을 갖는다. 현재에 집중한다.” 이것만으로도 간단한 쉼을 찾게 될 것입니다.
안식일 훈련을 해 보십시오. 일을 멈추고, 욕구를 멈추고, 걱정을 멈추는 연습을 해 보십시오. 안식일을 잘 지키면 나머지 6일이 달라집니다. 안식일(Sabbath)은 히브리어 ‘사바트’로써 ‘멈추다’는 뜻입니다. 안식일은 단순히 멈추는 날입니다. 일을 멈추고, 욕구를 멈추고, 걱정을 멈추는 날입니다.(166) 그 날은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날입니다. 이제 속도를 늦추십시오. 예수님의 습관을 따라 삶을 단순하게 하십시오. ‘예수님 안에 거하기’를 계속하십시오.(270) 예수와 함께 소걸음으로 가십시오.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내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11:28-30, 새번역성경)
전승영(한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