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 김 진 지음, 도서출판 사도행전, 2020
이 책은 <신석기의 100분토론>이라는 TV프로그램 형식을 빌려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다. 50대 초반의 남자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현재는 비기독교인 신석기라는 방송인의 진행으로 6명의 패널이 토론을 하고, 간간히 시민논객도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채택한 글쓴이의 선택이 매우 탁월했다고 생각된다.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보통의 평면적인 방식이었다면 담기 어려웠을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다각도로 조명해 낼 수 있었다는 것이 그 하나라면, 더욱 돋보인 것은 각자 자신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결코 쉽지 않은 주제들에 대한 전달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또, 보수와 진보, 그리고 목회자와 평신도 등의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들과 시청자 등을 통해서 대상을 포괄적으로 아우르게 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기독교인이라면 그 누구에게라도 읽어보길 추천하게 되는 이유이다. 나와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받아들이며,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비기독교인들도 함께 참여하여 생각을 밝히게 함으로써 그들만의 리그(기독교인들)같은 폐쇄성을 벗어나게 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독자인 내가 책을 읽는다기보다 그 현장에서 함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어서 참여하는 자세로 함께 고민하며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다.
현실 기독교가 안고 있는 문제가 단지 인간의 약점이나 부족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본래의 정신을 썩게 하고 신앙의 근본을 흔들어놓는 것이라면 간과할 수 없지 않은가? 하는 질문은 기독교가 치명적으로 잘못되어가 가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계속해서 묻는다. 우리가 만나는 기독교인들 가운데 진정으로 예수님 믿는 사람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나, 우리가 무엇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 믿는 사람임을 보여줄 수 있나...
붕어와 붕어빵이 사실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예수님과 오늘날 기독교의 관계가 마치 붕어와 붕어빵의 관계처럼 유지되고 있으니, 그것은 ‘예수 없는 기독교’로서 겉으로 예수님과 관련이 있는 듯하지만, 실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예수님의 말씀과 뜻, 그리고 예수님의 정신은 사라져버렸음을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성경 해독력이 사라지고 있기에 말씀의 빈곤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과 구원의 의미를 왜곡·축소한다는 것, 십자가 외면, 예수님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이루려는 의도가 신앙화되어 있는 것, 그리고 기독교 안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맘몬주의 등을 하나하나 밝혀주고 있다.
기독교 밖에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안티예수냐 기독교 안에 있지만 예수님의 정신과 반대되는 말과 행동을 일삼은 목사와 기독교인들이 안티예수냐 하는 질문을 던지며 드는 예시들의 면면이 현재 우리나라 대다수 교회 속의 행태 그대로를 지적하고 있기에 신랄하다.
저자는 짝퉁예수와 진품예수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구분해 준다. 짝퉁예수 믿음의 결과는 가룟 유다와 같이 예수님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와 기대 때문에 결국 참다운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이 된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내게 깊이 다가온 것은 도저히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 학문적이고 현학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설교에 대한 지적이었다. 이성적인, 합리적인 신앙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예수님의 열정마저 차갑게 만드는 이성은 오히려 믿음의 적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의 삶 자체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망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정말 정열적으로 사신 분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을 뜨겁게 체험하고, 그 예수님의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는 그런 설교자, 예수님 안에 있는 진리와 자유와 행복을 전하는 참 증거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솟았다. 예수님을 향한 올바른 열정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희망을 잊지 말아야겠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지만, ‘예수님의 믿음’도 중요하다는 것에서 그동안 간과했던 예수‘의’ 믿음에 대한 5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예수에 ‘대한’ 믿음과 예수‘의’ 믿음이 하나로 될 때 그것이 온전히 예수님을 믿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에필로그 부분에서 나오는 ‘소리’ “나 예수가 말한다” 부분은 정말 예수님의 음성을 듣는 듯 했고, 감동이 왔다.
이 책을 읽는 이들 누구나 우리나라 기독교의 현실을 통감하리라 생각한다. 성령의 강한 바람이 불어와 우리나라 기독교가 새롭게 되고, 교회가 변화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안고 책을 덮는다.
주은숙 전도사 (새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