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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4-24 01:33
   
나의 존재를 긍정하는 좋은 방법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1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395 [137]


 

나의 존재를 긍정하는 좋은 방법


<옛 이야기의 매력 1>, 브루노 베텔하임, 김옥순 외, 시공주니어, 1998

 

“옛이야기는 어린이로 하여금 자아의 정체성에 도달하려면 고통을 견디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치 않고 믿게 한다.”(132)

 

언젠가 ‘독서치료’ 주제의 일련의 강의들을 수강한 바 있다. 독서를 통한 내적치유, 이런 접근에 관심을 쏟았던 때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간은 이야기적 존재라는 명제였다. 인간은 이야기를 지어내고, 타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간다. 발화 없이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인간이라고 하면, 생산자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카페에 앉아 두런두런 수다를 떠는 장면이 더 잔상이 진하게 남는다. 노동하는 인간, 정치하는 인간, 놀이하는 인간 등등 인간을 규정짓는 표현들이 양산되고 있지만, 주거니 받거니, 눈을 마주치고, 격하게 몸짓으로 반응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이 인간의 가장 주요한 모습이지 않을까.

 

브루노 베텔하임의 <옛 이야기의 매력>은 아동들에게 이야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론 서적이다. 이야기라는 매개를 통해 어린이들이 내면적으로 성숙할 수 있다는 저자의 해설이 매력적이었다. 모든 이야기가 그런 순기능을 하진 않을 것이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지적능력을 발달시키고, 감정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옛 이야기’여야 한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저자가 규정하는 옛 이야기란 무엇일까.

 

“불안이나 소망을 받아들이고, 어려움을 이해시키며, 동시에 어린이가 괴로워하는 문제의 해결책도 제시하는 이야기여야 한다. 간단히 말해, 어린이의 인성 전반에 작용하는 이야기여야 한다. 어린이가 처한 난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보다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동시에 어린이에게 현재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우는 이야기여야 한다.”(15)

 

옛이야기는 사람이 성숙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소아적 의타심을 벗고, 독립된 존재로 쑥쑥 자라도록 이끌어준다. 자신감과 자긍심 그리고 윤리적 감각을 키워주고, 자기 내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면의 불안감과 모순적인 감정들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익히도록 도와준다. 이야기가 지닌 역할이 이토록 크다. 아동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이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여 왕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감되곤 하는데, 저자는 그 속뜻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야기의 결론에서 왕이나 여왕이 된다는 것은 진정한 독립의 상태를 상징하고, 그 위치에서 주인공은 자기의 요람 왕국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던 유아기 때의 느낌 즉 의존적 상태에서 느꼈던, 안전하고, 만족스럽고, 행복한 느낌을 갖는다. … 남을 지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를 지배하는 자, 진정하게 자율적인 사람이다.”(206)

 

성인의 시선 혹은 과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옛 이야기는 사실적이기보다는 환상적인 경우가 많다. 저자에 따르면, 무생물과 생물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는, 물활론적 사고에 친숙한 아동들을 위한 이야기인 까닭이고, 아이들은 그것이 비현실적이긴 하나 거짓말이 아님을 직관적으로 안다고. 내 마음 속 혼돈을 이야기 속에 투사할 수 있는 것은 그 덕분이다.

 

“어린이의 소망어린 생각은 착한 요정으로, 파괴적인 욕망은 나쁜 마녀의 모습으로, 공포는 게걸스런 늑대로, 양심의 요구는 모험 중에 마주친 현인으로, 질투의 노여움은 적의 눈을 빼먹는 어떤 동물로 구체화되고 나서야, 비로소 어린이는 자신의 모순된 성향을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한 어린이는 감당 못할 혼돈에 점점 덜 빠져들게 된다.”(109)

 

어떤 철학자는 오늘날의 대표적인 질병이 신경성질환이라고 진단하면서, 갈등관계가 없기 때문에 내면이 빈곤해지고 우울증이 생긴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깊이 공감했다. 애착, 공포, 욕구, 불안, 인간이라면 그것들에 쩔쩔매기 마련이다. 역경과 시련, 번민을 감내해야만 인간은 성장한다. 자아정체성은 그런 지난한 과정을 겪으면서 형성된다. 옛 이야기는 그런 점들에서 좋은 도반이 되어준다. 비단 어린이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김민호 목사 (지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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