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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4]
 
 
 
     
 
 
 
작성일 : 22-03-22 01:03
   
먹고사니즘과 꿈
 글쓴이 : dangdang
조회 : 9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181 [104]


 

먹고사니즘과 꿈

 

<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다산책방, 2021

 

예수님은 단 한 번도 어떤 이론을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말씀은 이야기였습니다. 비유이거나, 우화이거나, 일화이거나. 예수께서 세상을 구원하신 힘은 이야기의 힘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님 나라를 꿈꾸었고, 자기들이 살고 싶은 세상을 상상했습니다. 이야기의 힘은 매우 큽니다. 이야기는 꿈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그리스도인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는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유대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을 혐오했습니다. 왕국이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분열될 때부터 시작한 이 혐오는 유대인들의 혈관을 타고 흘렀습니다. 같은 하나님을 믿었지만 같은 믿음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같은 뿌리에서 시작했지만 동족으로 치지 않았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배신한 자들, 외세에 다리벌린 자들이라 증오하며, 원수보다 못한 취급을 했습니다. 유대인에게 사마리아인은 본질적으로 선할 수 없는 종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들려주신 사마리아인의 비유는 유대인들의 고정관념을 깨트립니다.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마리아인은 고결한 유대인들조차 버리고 간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줍니다. 상처를 싸매고 여관에 눕힌 것도 모자라, 그의 치료비를 모두 감당하기로 합니다.

 

유대인들은 이 이야기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한사마라이아인은 유대인들의 머리 속에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마리아인도 선할 수 있다는 이야기, 심지어 고결한 유대인보다 더 선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자들로 하여금 낯선 꿈을 꾸게 만들었습니다.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이 이웃이 되는 꿈, 서로의 다름이 다양성으로 피어나는 꿈. 이 꿈은 점차 자라고 자라서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이 꿈꾸었던 하나님 나라의 꿈이 되었습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불안한 사람들>은 꿈을 꾸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도 강도가 등장합니다. 은행 강도치고는 심히 덜떨어진 강도가 은행을 털려다 실패하자 얼떨결에 인질극을 벌입니다. 인질극을 끝내기 위해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은행 강도는 선명한 핏자국만 남기고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집니다. 이 소설은 경찰이 인질의 증언을 토대로 사라진 은행 강도를 추적하는 내용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입니다. 경찰과 인질, 강도가 남녀노소 다양한 성별로 이루어져있고, 예기치 못한 사연들을 품고 있습니다. 그들은 강도 인질사건이라는 끔찍한 사건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실현해 냅니다. 스웨덴 사회가 정말 소설 같은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 속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인류애라는 가치가 퇴색하지 않는 사회가 그려집니다.

 

인질들이 경찰서에서 심문받는 대목만 읽어봐도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취조실에서 조사받는 시민이 공권력보다 당당한 모습이라니. 수사관이 취조받는 시민에게 쩔쩔 매는 모습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아직도 우리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삶을 부정당하는 이들이 많은데 말입니다.

 

먹고사니즘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꿈 꾸는 일이 중요합니다. 먹고사니즘은 시야를 좁히고 이기적으로 사고하게 만듭니다. 사랑과 화해의 공동체를 꿈꾸지 않으면 약육강식이 횡행하는 정글이 됩니다. 작금의 혼란스러운 상황도 먹고사니즘에 압도돼 꿈꾸기를 게을리한 우리 공동체의 산물인지 모릅니다.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소설 <불안한 사람들>을 읽으며 우리가 살고 싶은 공동체를 함께 꿈꾸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이 전하는 지혜를 한 토막 남깁니다. 코끼리를 먹어 치우는 방법이 뭘까요? 그것은 바로, 조금씩 천천히 먹는 겁니다.

 

우동혁 목사 (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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