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성화
<일상의 성화>, 데이비드 폴리슨 지음, 김태형 옮김, 토기장이, 2021
우리는 종종 ‘거룩’과 ‘일상’을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은 스스로 거룩하지 못하다 여기며 사는 사람들과 어떻게 거룩과 일상이 동의어가 될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성화(聖化)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첫째,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성화는 ‘점진적 성화(progressive sanctification)’이다. 둘째, 특이하거나 지나치게 영적이고 종교적인 모습이 아니다. 성화, 성도, 거룩, 경건, 신성함 등은 우리의 일상을 설명하는 단어들이라는 것이다.
즉 성화는 일상과 분리된 신비의 영역이 아닌, 우리의 신앙이 더 단순명료해지고 명확해지며 우리 삶에 더 깊이 뿌리내려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하나님은 획일적인 성화의 삶을 요구하지 않으시고, 다양한 개개인의 삶에 인격적으로 다가와 그 삶의 현장 속에서 성화를 이끌어 내신다고 말한다.
성화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다섯 가지 요소를 가지고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첫째, 하나님께서 직접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 개입하셔서, 우리를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던 자아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하나님 나라의 생명의 길로 인도하신다, 둘째,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다. 하나님은 무수한 성경 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셋째, 우리 주변의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우리의 거룩한 성장은 주변에 있는 믿음의 형제자매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넷째, 인생의 고통과 어려움, 고난이다. 신앙은 어려운 현실을 통과하면서 실제가 되고 믿음은 더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된다. 다섯째,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어둠에서 빛으로, 거짓된 우상들에서 하나님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불신앙에서 믿음으로 결심하고 돌아서며 변화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다섯 가지 요인들은 각각 우리의 성화, 즉 우리 삶의 거룩한 변화에 기여한다. 다만, 우리 삶의 여건에 따라 각각의 요인이 기여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우리의 성화가 항상 이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우리를 이끈다는 것이다.
성화, 즉 우리의 삶이 거룩하게 변화되는 것은 삶의 여정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믿음과 사랑은 우리를 성화로 이끄는 성령의 열매이며, 성화는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더 관계적인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는 곳이 거룩한 땅, 곧 성지(聖地)이다. 성지는 저 멀리 거룩한 흔적이 있는 곳만이 아니다. 내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세상이 성지이며, 나의 일상이 거룩한 시간이다. 신앙인의 삶은 순례(巡禮)라고 말한다. 내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세상을 성지로 다지고 순례하는 삶이라는 말이다. 지금이야말로 일상을 성화로 사는 순례의 길을 걸어가야 할 때이다.
권종철목사 (예수마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