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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12-18 21:37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685 [132]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비거닝-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이라영 외 공저, 동녘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었다. 나야말로 채식 그 언저리를 오랫동안 기웃거리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시작은 건강상의 이유와 약간의 호기심이었다. 2008년 처음으로 채식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에 가입했고, 그 이후로 13년이 지났다. 그동안 채식을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가 한 달도 안 되어 “오늘은 고기를 꼭 먹어야겠어.”라며 백기를 들기도 하고, 고기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아 먹겠다고 하면서 빵, 채식콩고기, 비건 아이스크림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만 배를 채웠던 적도 있다. 

 

동물권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며 다시금 채식을 다짐했다가, “채식이니, 비건이니 하는 거, 다 먹고 살만하니까 하는 배부른 소리 아니야? 지금도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한가한 소리를 해.”라는 말에 영글지 않은 논리로 대꾸하다가 제풀에 지친 적도 있고, 그렇지 않아도 ‘여성’이라는 소수자성을 갖고 있는데, 거기에 ‘채식’까지 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얼마나 불편해 할까 싶어서 애초에 입을 다물기도 했다. 그렇게 채식에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면서, 그렇지만 아예 외면하지는 않은 채 기웃대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함께 만든 10명의 작가 중에는 오랫동안 채식을 실천해온 사람도 있고, 부분적 채식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고, 아직 완전한 채식을 하지는 않지만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지향점이 ‘채식’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나는 ‘기웃대는 사람’으로서, 작가 이름을 보며 이들이 어떤 경로로 채식을 접하게 되었고, 어떻게 그 마음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나처럼 기웃대고 있다면 무엇 때문인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채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들의 마음과 감정이 어떠한지가 궁금했다. 책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그들의 삶에서 겪어낸 오랜 고민과 싸움과 실천과 다짐의 면면이 솔직하게, 그렇지만 무겁지 않게 쓰여 있었다.  

 

이들이 채식을 결단하고 오랫동안 그 지향을 유지해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과 같은 육식 중심의 시스템이 ‘동물 착취의 구조’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인류가 당면한 ‘기후 위기’를 급격하게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식량 분배의 불평등, 동물 착취, 면역체계 저하 등, 과도한 육식이 초래한 혹은 촉진시킨 부작용이 보고되고 경고등이 켜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나의 경우에도 최대한 채식을 지향해야겠다고 재차 결심하게 된 계기는 ‘육식 산업이 얼마나 환경에 해로운지’를 고발하는 여러 데이터를 접한 것이었다. 한 예로, 런던에서 뉴욕으로 한 사람이 비행기로 이동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110kg정도 되는데, 소고기 단백질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643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본문 33쪽 참조) 휘발유 차량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 것이다. 그래서 휘발유 차를 줄이고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을 늘리려는 정책도 펴고 있다. 그렇다면, 칼국수를 먹고 휘발유 차를 탄 사람과 소고기를 먹고 하이브리드 차를 탄 사람 중 누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높을까? 답은 소고기를 먹고 하이브리드 차를 탄 사람이다. 심지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두 배 이상 높다. 이쯤 되면 기후 위기에 대한 다른 어떤 대응책보다도 채식을 우선시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채식을 먼 나라 이야기인 듯 낯설게 여기는 공간이 많고, 채식을 지향한다고 말하려면 큰 용기를 내야하는 경우도 적잖다. 또한 채식을 실천하기에는 물리적 환경의 제약, 정보의 불충분 등 여러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또한 낙농업의 미래, 영양불균형의 문제 등을 들어 질문이라도 받게 되면 그에 대해 대답할 준비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채식도 결국 먹고 살 수 있는 사람들만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아니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논의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고마운 것은 이 책은 그런 질문들에 대해 피해가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오랜 시간 고민해 온 저자들이 자신들의 깨달음과 현재의 고민들을 덧붙여 적어 내려가면서, 읽는 이에게 “그러니, 함께 가자”고 손 내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편리함이나 이윤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생명과 공존을 기준으로 사유하는 것, 나의 한 걸음이 부족해보일 수 있지만 ‘옳음’이라는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노력하는 과정을 즐기고 함께 하자는 것, 그것이 바로 ‘비거닝’이라는 책의 제목이 뜻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

 

“비인간 동물과 식물, 그리고 지구를 착취할 ‘특권’이 인간에게 없음을 깨닫는 것만큼, 채식을 할 수 있는 ‘특권’에 대한 성찰을 우리가 함께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그 특권을 감각하지 못할 때, 타인과의 연결성을 유실하는 오류를 겪는다. 특권을 깨닫고, 나의 특권을 우리의 특권으로 확장시킬 때 차별과 착취가 사라지는 세상에 가까워진다. (줄임) 나에게 채식은 ‘위치성’을 망각하게 하지 않는 일상적이고 급진적인 나침판이다.”(본문 93쪽)

 

*쪽수는 전자책을 기준으로 하였으므로 종이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유은 목사 (라오스평화선교사, 꿈이있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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