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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19]
 
 
 
     
 
 
 
작성일 : 21-12-18 00:38
   
운명의 과학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0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681 [118]


 

운명의 과학


<운명의 과학>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 로크미디어, 2020

 

인간은 자유로운가? 그게 짜장 궁금하다. 신의 섭리 안에서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운가? 지치지도 질리지도 않는 궁금함이다. 20대 때는 원자 단위의 기계론적 결정론, 그리고 심리학이나 철학에서 다양한 결정론들을 만날 때마다 망나니처럼 막살고 싶은 마음이 일렁였다. 마흔을 훌쩍 넘기고 파랑이 제법 잦아든 걸 보니 그게 어떤 이름 모를 증상이었나 싶다. 

 

사람들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과 자유의지의 신념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개인사 안에서 그리고 역사 안에서도 그렇다. 20세기 초에는 어쩔 수 없는 존재로 사람을 낙인찍고 죽인 우생학이 말썽이더니 1990년대 말에는 뇌 가소성(변화의 능력)이라는 개념이 인기를 끌고 기술과 개인적 발달에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처럼 여겼다. 그러더니 요즘은 사람들의 인생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신경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인생의 경로를 결정하는 회로가 이미 배선되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얘기들이 많은 연구를 통해 등장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책 <운명의 과학>도 그런 연구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 한나 크리츨로우(Hannah Crichlow)는 영국의 떠오르는 스타 과학자라고 한다. 사람은 태어나기 전, 뇌가 구축된 방식이나 유전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기 쉬운 성향을 같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현대의 기술로 뇌의 지도가 점점 더 분명하게 밝혀짐에 따라 자유의지가 차지하는 공간이 실제로 줄어들고 있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저자는 제안한다. 저자는 뉴턴, 다윈, 아인슈타인이 우주에서 인간의 자리를 저평가하게 했던 것처럼 지금의 신경과학도 우리에게 그와 비슷한 사상 붕괴의 여정을 출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의 전반에 뇌 생물학의 기본 사항에서 시작해서 무엇을 먹기로 선택하는지, 누구와 섹스를 하기로 선택하는지 등을 살피고 사랑, 우정, 사회구조가 어떻게 신경생물학에 의해 주도되는지 설명하고 뇌가 평생 어떻게 발달하고 학습하는지, 지각이 일어나고 신념과 도덕적 의견을 형성해 나가는지에 관해 말한다. 마지막 장들에 서는 뇌과학의 발견으로부터 개인과 전체 사회에 제기되는 실용적, 윤리적 문제들을 살핀다. 누가 정신건강이나 신경학적 질환을 겪을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면 그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개입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그간의 연구와 저자의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우리가 깨닫거나,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신경생물학에 의해 제약받고 있다는 저자의 말이 변화의 가망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생물학이 인생 궤적을 좌우한다는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선하거나 악한 인간의 본성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타주의와 연민이다. 저자는 개인보다 오히려 집단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더 쉬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타주의가 인간의 수많은 선천적 특성 중 하나이기에, 인간이 집단적으로 이타주의를 고취해서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을 읽고는 조금 화가 났다. 뒤표지에는 ‘인간과 운명 그리고 자유의지를 명쾌하게 설명하다’라고 쓰였는데, 연구가 어떤 결론을 말하기에는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인지, 저자의 논리나 어투가 명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명쾌하지 않은 말들을 병렬하다가 결국 이타심과 연민에 의한 변화를 얘기하며 글을 맺는 저자의 변화를 향한 관심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에도 변화는커녕 지키는 것에 연연하여 지키지 못하는 지금 개신교의 모습 때문이다.

 

김국진 목사 (산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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