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김은주 글, 워리라인스 그림, 허밍버드
성경에는 씨앗과 열매와 관련된 말씀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씨앗과 열매는 하나님의 천지 창조 말씀에서부터 나타나 있는데, 하나님은 창조 셋째 날에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만드셨다. 씨앗 그리고 열매와 관련된 말씀은 성경에 다수 기록되어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듯이 예수님의 비유와 가르침에도 나타나있다. 성경에서 씨앗과 열매는 하나님 나라의 중요한 원리를 담아내는 단어이기도 하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씨앗이 자라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이 과정을 즐거워하는데, 씨앗을 심고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꽃과 열매를 맺기까지 그 모든 과정이 키우는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는 것이다.
자기만의 식물을 키우고 크기와 상관없이 자기 스타일의 정원을 가꾸는 일이 점차로 현대 사회의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소확행)을 가드닝을 통해 누리는 것이다. 섬기고 있는 교회에도 가드닝 사역팀이 있는데, 이 분들의 땀 흘려 수고하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통해 행복을 가꾸는 가드닝의 매력을 물씬 느끼게 된다.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는 책을 봤을 때 제목만으로 마음이 끌렸다. ‘셀프가드닝 프로젝트’라는 부제에 호기심이 가기도 했지만 ‘나라는 식물’ 이라는 표현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우리 자신을 가꾸고 돌보면서 ‘나’를 아름답게 가드닝 하도록 돕는 안내서와 같은 책이다. 제일기획, TBWA, 오버맨의 카피라이터로 일하기도 했던 저자는 자신을 ‘글 쓰는 가드너’라고 소개하는데, 글이 대체로 간결하면서도 하나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깊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각 챕터마다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에 대해 더 잘 알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내 안에 씨앗으로 존재하는 더 나은 모습의 나를 싹틔울 준비를 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고자 한다. 많은 이들에게 유익하겠지만 책을 읽을수록 특히 젊은이들에게 많은 공감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포기의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고, 자신을 잘 가꾸며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셀프가드닝 1단계에서는 ‘씨뿌리기: 나는 어떤 씨앗인지 알아보고 내면의 싹 틔우기’, 2단계에서는 ‘적당한 물주기: 인생이 버거울 때는 커다란 결정이 아닌 매일의 작은 실천을’, 3단계에서는 ‘시든 잎은 잘라내기: 미워하는 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나를 자유케 한다’, 4단계에서는 ‘나비와 벌 그리고 별과 조우하기: 좋은 관계는 나의 세계를 한 뼘 더 자라게 한다’, 5단계에서는 ‘눈물과 미세먼지 닦아내기: 몸과 마음의 먼지를 닦아내고 더 윤기 나는 내가 된다’라는 주제들로 쓰여졌다.
식물을 가드닝하는 방법들을 가지고 사람인 우리 자신을 가드닝하도록 적용하며 주제들을 풀어내고 있는데,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레 와 닿는다. 아마도 식물이나 사람이나 똑같이 자라남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다보면 성경의 진리와 통하는 부분들도 발견하게 되는데, 신앙의 삶과 연계하여 그 의미를 곱씹어 가면서 읽는다면 에세이 그 이상의 깨달음과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종무 목사 (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