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y 그 길, 웨슬리 표준설교 읽기
<The Way 그 길, 웨슬리 표준설교 읽기>, 아드 폰테스 웨슬리 엮음, 대한기독교서회, 2019
# 1
한 주간을 시작하는 화요일 아침!(목사에게 한주간의 시작은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이다.) 이번 주는 또 어떤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 깊은 고민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목사에게 설교는 목회의 꽃이자 환희이기도 하지만 피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이자 숙제이기도 하다. 특히나 수많은 설교의 폭주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 교회 목사들에게 성도들은 그저 누르면 쉽게 그리고 금방 나오는 설교자판기처럼 여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착각에 빠져들곤 한다.
# 2
설교 준비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져 헤매고 있을 때쯤 우연히 “The Way 그 길, 웨슬리 표준설교 읽기”의 출판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44편에 이르는 웨슬리 표준설교의 핵심 내용을 축약하여 교회 회중이나 소그룹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만남 – 말씀 – 성찬 – 파송의 순서로 구성하여 편찬된 책이다.
“제가 알고 싶은 한 가지, 그것은 하늘로 가는 길입니다. 하나님이 직접 내려오셔서 그 길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존 웨슬리는 성경을 통해 구원의 여정 곧 “하늘로 가는 길”을 깨닫고는 오직 ‘한 책의 사람’ 곧 성경의 사람이 되기를 결단하게 된다. 웨슬리는 성경의 사람으로서 하늘 가는 길을 알게 된 이후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해할 수 있는 평범한 진리를 전달한 방법으로 모색하게 되었고 여기서 웨슬리가 택한 의사소통의 방식을 바로 설교였다. 그렇게 해서 1746년 14년동안 그가 했던 설교 44편을 모아 4권의 표준설교집을 출판하게 되었다.(김동환의 “목사 웨슬리에게 설교를 묻다” 중에서 발췌)
“The Way 그 길, 웨슬리 표준설교 읽기”는 웨슬리의 표준설교 44편의 핵심적인 내용을 축약하고 영적인 질문들을 나누며, 성찬과 파송의 형식으로, 교회 회중 및 소그룹에서 교재형식으로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웨슬리의 표준설교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평범한 언어로 하늘 가는 길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쓰여졌다고 하나 사실 목회자들에게도 이해하기 힘든 설교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슬리의 표준설교가 복음의 핵심 가치를 명확하게 담고 있다는 것, 즉 ‘구원, 믿음, 칭의, 성화’라는 근본적인 신앙의 물음들을 이 책을 통해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 3
이 책을 접하면서 문득 신학교 학부 시절 웨슬리의 설교를 읽고 뜨거운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웨슬리의 후예가 된 것을 감격스러워(?) 했던 때가 떠올랐다. 결코 쉽지 않은 주제와 내용, 표현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이지 내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비록 올더스게잇 모라비안 한 집회에서 마음이 이상하게도 뜨거워졌다는 웨슬리의 경험은 아닐지라도 그 날 밤의 잊지 못할 감격은 아직도 내게 생생하게 남아 있다.
“The Way 그 길, 웨슬리 표준설교 읽기”는 25년 전의 뜨거운 기억들을 되살리며 다시금 웨슬리의 설교를 통해 그 뜨거운 마음들을 회복시켜 다시금 설교의 현장으로 뜨겁게 달려나가길 꿈꿔본다.
# 4
어떤 은퇴목사님이 아들 목사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목사에게 설교는 빚이다. 갚지 않으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감당할 수 없게 된다고, 목사의 설교가 말잔치가 되지 않도록 설교와 삶이 일치되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진 피터슨이 “내가 읽은 성경과 내가 살아낼 성경이 일치를 이루는 삶이 곧 그리스도인의 삶이어야 한다”는 것처럼 목사에게는 말로서의 설교가 아닌 삶으로서의 설교가 되어야 한다는 묵직한 무게의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웨슬리의 설교가 공허함 외침이 아닌 그의 삶의 설교가 되었듯이, 300년이 지난 그의 설교가 아직도 많은 목사들에게 생명력이 있는 영감을 주고 있듯이, 오늘도 말씀으로 돌아가 우리 모두가 하늘 가는 그 길을 향해 믿음으로 달려나가길 소망해 본다.
박세훈 목사(해미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