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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5]
 
 
 
     
 
 
 
작성일 : 21-10-26 23:22
   
진실하게 뜨겁게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1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84 [149]


 

진실하게 뜨겁게


<내 생애 단 한 번>, 장영희 저, 샘터, 2021

 

처음 장영희 작가의 책을 접한 건 군대에서였다. 내가 근무한 곳은 GOP 너머, GP라는 곳인데 3교대로 돌아가는 근무시간 이후에는 개인 시간을 보장해 주었다. 부대에는 좋은 책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다. 삭막한 군 생활을 촉촉하게 만들고, 젊은이들에게 교양을 함양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나는 그렇게 군대에서 양서를 많이 접할 수 있었고, 거의 대부분의 책을 탐닉했다. 그 중, 한 명의 작가를 꼽으라면, “장영희”, 한 권을 꼽으라면, “내 생애 단 한 번”이 독보적이다. 

 

전역 후, 이 책을 구매했고, 책상 앞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었다. 이 책은 나에게 일종의 상징과도 같았다. 진실한 삶을 살고 싶었고, 그것을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언젠가는 나도 쓰고 싶었다. 그처럼 진솔하고 담백하게.

 

일상에서 퍼 올린 40편의 에세이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고 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새로운 눈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서강대 영문학 수업을 하면서 만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어렸을 적 소아마비로 엄마 등에 업혀 학교 다닌 이야기”, “짝사랑 이야기”, “친구의 자살 이야기”, “장애인이어서 차별당한 이야기”, “B+를 줄까 A-를 줄까 고민했던 학생이 선행을 베푼 것을 목격하고 최종 A학점을 준 이야기” 등 하나하나가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하다.

 

그 중, “하필이면”의 내용을 소개한다. 보통 ‘하필이면’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예를 들면, ‘하필이면’ 내가 세차한 날 비가 오고, ‘하필이면’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섰는데 내 앞에서 매진되고, ‘하필이면’ 지나가다 내 어깨에 새똥이 떨어진다. 이런 식으로 ‘하필이면’은 좋지 않은 상황과 짝을 이룬다. 그런데 장영희 씨에게 이 단어가 새롭게 해석되었던 기억이 있었다. 

 

[어제 저녁 초등학교 2학년짜리 조카 아름이가 내게 던진 '하필이면' 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귀여운 팬더 곰 인형을 하나 사서 아름이에게 갖다 주자 아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런데 이모, 이걸 왜 하필이면 내게 주는데?" 하는 것이었다. 다른 형제나 사촌들도 많은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는 아름이 나름대로의 고마움의 표시였다.]  (p.16) 

 

장영희 씨는 외국에서 와 우리말이 서툰 조카가 ‘하필이면’이란 말을 어색하게 갖다 붙인 일을 놓치지 않는다. ‘하필이면’을 좋은 상황과 연결하자 그 의미가 놀랍게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것들은 ‘하필이면’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다. 하필이면 나에게 좋은 가족과 이웃이 있고, 하필이면 내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하필이면 내가 많은 것들을 누리는 것 아니겠는가? 좋은 상황에 적용한 ‘하필이면’은 우리 삶에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새삼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장영희 씨는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로 장애 1등급의 중증 장애를 안고, 평생 목발을 짚고 살아간다. 불편한 시선과 편견, 현실적인 제약, 그밖에도 많은 병마와 싸워가며 한 글자, 한 글자를 꾹꾹 눌러 담백하고 힘 있지만,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한 깨달음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가 자신의 상황을 통해 배운 것은 장애가 안겨준 열등의식이 아니라, 세상을 더 넓고 다양하게 보는 새로운 감각이다. 마치, 고통 속에서 진주가 영글어간 것처럼, 그의 글은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가을이 짧다. 그냥 보내기는 너무 아쉽다. 고단한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미화(美化)하고 싶다면, “내 생애 단 한 번”을 강추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며 잊고 지냈던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신동훈 목사(마포 꿈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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