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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3]
 
 
 
     
 
 
 
작성일 : 21-10-25 23:28
   
우린 본디 동산지기였음을 아는가!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5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81 [136]


 

우린 본디 동산지기였음을 아는가!


<정원사의 사계>, 김순현, 늘봄, 2019

  

봄, 여름, 가을, 겨울... 무심하게 흐르는 변화의 시간들이 이토록 숨 막히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사랑을 해본 이들은 그 마음을 알리라. 언젠가 지방의 목회자들과 순천과 여수를 다녀온 일이 있었다. 여수에 들르니 당연히 순현이 형을 뵙고 가야겠다 싶어 들뜬 마음으로 전화를 드렸다. 반가운 목소리로 안부를 묻고는 다짜고짜 만나자 했다. 순현이 형은 왠지 머뭇거렸고, 바로 답을 주지 않고 저녁에 전화를 주신다 하였다. 저녁에 전화가 왔는데 결국 기대하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때에는 꽤 바쁜 일이 있으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못내 아쉬웠었다. 그러나 후에 알게 되었다. 당시 형은 꽃들과 진한 연애를 하시느라 동생의 부탁도 마다했다는 것을... 꽃들을 돌보시느라 녹초가 되어 결국 몸을 움직일 수 없으셨던 것이다. 아, 사랑을 정말 진하게 하시는구나. 녹초가 되어 쓰러질 정도로... 사랑은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 진한 사랑의 결과물이 바로 ‘비밀의 정원’이다. 

 

<정원사의 사계>는 비밀의 정원에서 정원사가 창조의 영성을 일구며 흘린 그 진한 땀방울의 흔적들이며, 삶이 짙게 베인 감동적인 설교이자 인생 안내서이다. 정원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원사의 정성과 진심이 오롯이 담겨야 아름다운 정원이 만들어진다. 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정원은 정원사의 온 몸을 내어던져 만든 작품이다. 그리하여 정원과 정원사는 한 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운 정원은 정원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드러내준다. 

 

<정원사의 사계>는 꽃과 마주하여, 하나님과 마주하여, 그 밖의 작은 생명들과 마주하여 손길과 눈길 나누며 깊은 교감을 하는 가운데 이심전심의 마음을 고백한 연애편지이다. 정원사는 꽃에게 말을 걸고, 꽃은 정원사에게 말을 걸고, 꽃을 만드신 하나님께 말을 걸고, 하나님도 이에 응답하신다. 말을 거는 행위는 관계맺음이다. 관계맺음은 사랑으로 귀결된다. 우리의 모든 행위의 귀결은 사랑이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 어떠한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랑하면 사람은 아름다워진다. 어디 사람뿐이겠는가? 사랑하는 모든 존재는 아름답다. 그래서 그 어떠한 꽃도 예외 없이 아름다운 것이다. 사랑은 신비의 영역이다. 그러니 이 책에는 신비로 가득한 사랑고백이 넘쳐난다. 우리가 바삐 사느라 잃어버렸던 언어들을 이 책은 보물처럼 소중히 담아내고 있다.

 

<정원사의 사계>는 감동 어린 설교이기도 하다. 꽃을 보듬어 가꾸며 하나님의 창조 영성을 익히는 가운데 인생에 대해 알아가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면 이만한 설교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설교에는 입바른 소리 하여 하품 나게 만드는 경직된 설교가 있는가 하면, 일상의 삶에 깊은 통찰과 진한 사랑을 버무려 인생의 참맛을 느끼게 하여 살아갈 분명한 의지를 깨우쳐 주는 살아있는 설교도 있다. 하나님과 뭇 생명들을 이어주는 모든 것들은 살아있는 한 편의 설교와 같다. 그런 의미에서 무미건조한 신앙에 갇혀 있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 어디 그뿐이랴? 매일 설교를 준비하고 살아내야 하는 목회자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통찰을 전해준다. 

 

수선화에 앞에 쪼그려 앉아 눈맞춤하며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요 12:24)는 예수님의 말씀에 비추어 참 죽음과 참 삶의 의미를 캐내어 전해주고(50-51쪽), 정원사로서의 자기이해(소명)의 근거가 에덴동산을 직접 일구신 하나님에 있다(창 2:8)고 말하기도 하고(62쪽), 환하게 웃고 있는 꽃을 보면서 성서에 나타난 웃음을 주시는 하나님의 면모를 사라의 이야기(창 21:1-7)를 통해 끄집어내기도 한다(81-87쪽). 또한 성서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눅 10:30-34)를 통해 하나님의 몸인 지구가 욕망에 취한 이들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강도 만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외면한 성직자들의 허울뿐인 거룩성을 질타하기도 하고, 다시금 상처 입은 하나님의 몸을 구할 선한 사마리아인이 될 것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한다(105-109쪽). 정원사는 정원을 가꾸면서 이 일이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할 소명임을 이야기한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세계에 푸른 움이 돋아나는 것을 바라보시며 ‘참 좋다’고 탄성을 자아내시던(창 1:11-13) 녹색빛깔의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초대하고 있다(120-121쪽).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주는 교훈과 작은 생명들과 나누는 사랑의 교감에서 나오는 인생의 교훈은 다르지 않다. 모두가 사랑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마음이 열리고 눈이 떠진 사람에게만 진실하게 다가온다. 꽃들과 사랑에 빠져 정성껏 정원을 돌보는 정원사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정원은 그 속에 자리한 생명 하나하나를 온 마음을 다해 응시하는 사람에게만 자신의 내밀한 비밀을 털어놓는다. 따라서 정원사의 길은 생명의 신비를 찾아 나서고 발견하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49쪽).

 

그 비밀을 알게 된 정원사는 그래서 정원의 이름을 ‘비밀의 정원’이라 했나보다. 정원이 품고 있는 내밀한 비밀을 알고 싶지 않은가? 그 비밀을 안 이는 그 생이 얼마나 환희로 가득할까. 그 신비의 바다에 나의 온 삶을 투신하고 싶다.

 

이  혁(의성서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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