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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5]
 
 
 
     
 
 
 
작성일 : 21-10-02 00:15
   
낯선 기대감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255 [111]



낯선 기대감


<왜 교회일까?>, 김기승 지음, 샘솟는 기쁨, 2020

 

주일준비를 하던 어느 토요일 교회력을 확인하러 감리회 홈페이지에 가서 국문 영문으로 쓰인 기독교대한감리회와 로고를 보다가 웃음이 나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를 굳이 줄이자면 ‘기대감’이기 때문이다. 이후로 종종 교회와 목회자 모임에 가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때면 꼭 그런 기대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교계 언론이나 기관들이 교파, 교단의 이름을 두 글자로 줄여서 대한예수교장로회는 ‘예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기성’이라 부른다. 꼭 세 글자여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순복음교회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는 ‘기하성’으로, 기독교한국침례회는 ‘기한침’으로 부른다. 이런 것을 말하려고 쓴 글은 아니지만 이 시간 이후로 기독교대한감리회를 줄여서 표현할 때는 ‘기대감’으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이다.

 

이런 제안 뒤에 뭔가 씁쓸하게 남는 것이 있다. 오늘날 감리회의 상황을 아무리 희망적으로 보려 해도 그런 ‘기대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이 그것이다.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시42:5)’는 외침이 메아리처럼 들려오지만, 교회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는 안팎의 목소리를 들을 때 과연 기대감에 찬 시각으로 오늘의 감리교회를 볼 수 있을까? 벌써 시선 자체가 꼬이고 비뚤어진 것 아니냐 할 테지만 부정적인 시각이나 비판은 내가 하지 않아도 할 사람이 많기에 거기에 뭔가를 더하고 싶지는 않다. 평소 믿는 바대로 단 1퍼센트의 가능성만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기대를 가지고 먼 산과 눈앞의 현실 어딘가에 초점을 맞추며 탐색하며 그 길을 가고 있다.

 

기대감을 다시 지피는 만남이 있었다. SNS때문일까? 바람처럼 들려오는 소문 때문일까? 교회개척을 하고 있는 젊은 목회자들끼리는 서로 깊이 교제한 일이 없어도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다. 청소년 청년 집회의 현장이나 목회자 모임에서 잠깐 만난 적 있었던 후배로부터 연락이 와서 만나기로 했다. 개척 목회의 DNA에 고독이 잠재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나 누가 찾아온다면 일단 반갑다. 게다가 고양시 일산에서 열심히 길을 가고 있는 목회자의 방문이니 더 반갑다. 

 

직접 쓴 책 <왜 교회일까?>도 한 권 선물 받았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그 어느 것 하나 당연하지 않은 상황과 만남 속에서 교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질문하고 아직 찾지 못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한 문장 한 문장에 묻어있어 좋았다. 진리를 향한 구도자의 꾸준한 걸음을 효용성 없는 것이나 더딘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말았던 교회와 목회자의 그릇된 지향점을 그는 부드러운 어조와 인지도 있는 저자들을 인용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차별화전략을 통한 고객감동을 추구하는 소비자 영성과 세상기업과 다를 바 없는 브랜드 구축에 목을 매는 느물거리는 욕망의 근저를 고발하면서 목회자로서 그런 길 가기를 거부하고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면이라면 이런 책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유진 피터슨과 카일 아이들먼이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그것을 도시 목회 속에서 실천해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이가 팀 켈러라는 사실에도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김기승 목사의 장점은 단순히 누군가를 인용해 현실을 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말씀과 씨름하며 대안을 제시하면서 만남과 생활 속 사람들에게 들어가고 있는 현장감에 있다. 복음의 중심을 견지하면서, 자기과시와 안전감에 대한 유혹을 경계하고, 부단한 목회적 성찰과 모색이 묻어나는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지금 어떤 목회를 하고 있나’하는 부끄러운 내 모습도 발견했다. 길바닥에서 전도하면서 시행착오와 그로인한 처절한 현실 자각도 겪으며 탄탄하게 다져간 전도자의 근본도 아름다운 대목이다. 끝까지 현실에 뿌리를 두고 도전하며 배우고자하는 그의 자세가 배울 점이다. 책의 제목이 질문이듯이 책의 결론도 물음과 생각의 여백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지금 기대감(기독교대한감리회)에는 어떤 나무들이 자라고 있을까? 잘생긴 나무도, 쭉 뻗은 거목도, 예쁜 꽃이 피는 꽃나무도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목회자를 보면서 10년 후, 20년 후를 기분 좋게 상상해본다. 혼자서 숲을 이룰 수 없으니 나도 그 대열에 있고 싶다. 산을 지키는 못생긴 나무라도 되어서 그 미래를 함께하고 싶다.

 

신현희 목사 (안산나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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