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김범석 지음, 흐름출판, 2021
목회를 하다 보니 젊어서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교우들을 심방하면서도, 교우들의 장례식을 집례하면서도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물론 기독교적인 구원관과 내세관을 믿기에 성경과 기독교적인 전통을 통해 죽음에 대해 전하고 권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실존적인 문제를 권면해야 하는 목회자로서의 고민은 늘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유명 TV프로그램을 통하여 목회자의 관점이 아닌 의사의 관점에서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게 하는 저자의 방송을 보게 되었다. 저자는 말기 암 환자들의 항암치료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인도하는 서울대학교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다. 저자는 수많은 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선택과 그들이 보내는 시간을 지켜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사이자 한 인간으로서 깨닫게 된 삶의 의미와, 옳고 그름의 도덕적 잣대로 판단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을 통해 자신이 배우고 느낀 바를 기록한 책이다.
1부 예정된 죽음 앞에서
2부 그럼에도 산다는 것은
3부 의사라는 업
4부 생사의 경계에서
세상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살아온 인생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어떤 행로를 걸어왔던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 다만 마지막 순간이 되면 저마다의 방식으로 스스로의 삶을 정리하고,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죽음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목회자로서 이 과정을 돕고 있다.
물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구원을 얻었고,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것을 믿는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기독교적인 구원관과 내세관을 전해야 한다. 그러나 비록 기독교적인 입장과는 다를 수 있지만, 실존적인 입장에서 저자의 고민과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희준 목사 (용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