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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4]
 
 
 
     
 
 
 
작성일 : 21-08-24 00:49
   
실골목 큰교회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033 [125]



실골목 큰교회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지음, 창비

 

괭이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바닷가 갯벌이 메워지기 전엔 고양이섬이 있었다. 갯벌을 굴껍데기로 메워 만든 마을은 그래서 ‘괭이부리말’이 되었다. 괭이부리말은 인천에서도 가장 가난한 마을이었다.

 

괭이부리말에서 자란 이십 대 청년 영호는 어렸을 적 마을에 있는 교회당에 가곤했다. “우리 집도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제발 수학 공부 좀 잘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를 했”었다. 가난하고 공부를 잘 못하는 고민을 기도로 표현했던 건 어린 영호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신앙이었겠다.

 

영호가 기도하던 교회당으로 일요일마다 외지인들이 괭이부리말로 찾아왔다. 목사의 안수 기도가 용하다고 소문났기 때문이다. “일요일 아침만 되면 동네 어귀의 소방 도로가 승용차로 가득 찼다. 밖에서 온 사람들은 동네 사람들보다 안수기도도 더 많이 받고 교회의 집사도 되고 장로도 되었다. 괭이부리말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 점점 주눅이 들어갔다. 예배 시간이 되면 다른 동네에서 온 사람들과 괭이부리말 사람들이 갈라 앉았다. 아이들도 서로 패가 갈렸다. 다른 데서 온 아이들은 괭이부리말 아이들과 절대 놀지 않았다. 영호와 영호 친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교회 다니기를 그만두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영호는 혼자 남았을 때, 영호는 어렸을 때 갔었던, 교회당에라도 가서 위로를 받고 싶었다. 그러나 “밤이 되면 철탑 위의 십자가는 충혈된 눈동자처럼 붉은빛을 띠고 밤새 괭이부리말을 내려다 보”는 것 같았다. 그런 교회당을 보면 주눅이 들어 들어갈 수 없었다.

 

위로를 받고 싶었지만 위로 받을 곳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본드에 취해 있는 동수를 만나고, 동수의 동생 동준이를 먹이고 재워주며 위로를 받는다. 또 아버지에게 맞아 머리뼈가 허옇게 드러난 명환이까지 집으로 들이고, 쌍둥이 자매 숙자와 숙희와 함께 먹고, 함께 공부하며 작은 공동체를 이룬다. 거창한 조직도 아니고 사회단체도 아닌, 동네 이웃들이 모여 밥상을 함께 쓰는 공동체가 된다. 여기에 영호의 친구 김명희 선생님도 참여하고, 성탄 전 날 버려진 호용이까지 대식구가 된다. 어머니를 여읜 후, 영호는 동네 아이들 때문에 애달캐달하면서 오히려 그 아이들에게 위로 받는다.

 

“몇 년 전 교회는 교회 앞에 있던 판잣집들을 헐고 커다랗게 새 건물을 지었다. 건물만 큰게 아니라 큰 십자가가 달린 철탑도 두 개나 되었다.” 교회가 판잣집을 헐어 예배당을 키우고 있을 때, 김명희 선생님은 숙자․숙희네 다락으로 이사 온다. 예배당을 키우기 위해 목사는 판잣집을 헐고, 사람을 키우기 위해 김명희 선생님은 판잣집으로 이사 온다.

 

하나님께서 괭이부리말 아이들에게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 영호 삼촌이고 김명희 선생님이다. 하나님께서 괭이부리말에 세운 교회당은 무엇이었을까. 영호 삼촌네 집이요, 김명희 선생님이 이사 온 판잣집이다.

 

한 줄로 걸아야 하는 괭이부리말 실골목에 진짜 사람이 있다. 실골목을 사이에 두고 함께 밥먹고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을 교회라 부르면, 영호 삼촌이 싫어할까. 김명희 선생님 이사 오신 판잣집 다락이야말로 진짜 교회당이라고 하면, 숙자랑 숙희가 그러라고 할까. 영혼 삼촌이, 숙자랑 숙희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뭐, 어떤가. 영호 삼촌이 꾸린 가족이 진짜 교회다. 숙자, 숙희네 다락방이 진짜 예배당이다. 

 

김영준 목사 (민들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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