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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7-06 23:45
   
생명의 소리를 듣게 하는 느린 교회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3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797 [140]




생명의 소리를 듣게 하는 느린 교회

 

<슬로처치>, 크리스토퍼 스미스 · 존패티슨 저, 김윤희 역, 새물결플러스, 2015

 

하나님이 보시기에 참 좋았던 때 사람들은 하나님과 동산을 줄곧 거닐었다. 하나님 안에서 지구상 수많은 생명의 이름을 부르며 관계를 충분히 즐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혼자 있게 되었고 결국 지구상 자기 파괴적인 존재가 되었다.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를 마주한 우리를 돌이켜 다시금 생명과 관계 회복하게 할 수 있을까? 강제된 멈춤이긴 하지만, 차분히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지금 사는 지역에서 만물의 화해자 되셨던 예수님의 제자 됨을 드러낸다면, 각자가 부름받은 자리에서 함께 성장함으로써 샬롬의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상황이 위급해져 머잖아 지구가 회복력을 잃는다지만, 생명의 본질을 기억해낸다면 생명이 살아있는 공동체를 다시 세울 수 있다.

 

다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바쁘게 서두르며 통제와 제압을 일삼던 방식으론 안된다. 잘 짜여진 전략과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된다. 진정성 있게 이웃과 생명을 만나면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생명력을 되살아나게 할 수 있다. 교회라면 지역에 있는 생명과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해주어야 무뎌진 감수성이 깨어나고 우리 안에 꺼져가는 창조의 빛을 되살려 세상을 비출 수 있다.

만약 날마다 1시간씩 시민의 시간을 아껴주는 스웨덴의 헬싱키처럼, 퇴근 후 15분 안에 집에 돌아가 배우고, 운동하고, 스스로 돌볼 수 있기를 바라며, 도심 주차공간을 없애려 하는프랑스의 파리처럼, 교회가 지역에서 과감히 교우는 물론 지역주민들과 함께 욕심을 내려놓고 천천히 사는 연습을 한다면 평소 보지 못하던 것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상을 살게 될 것이다.

 

만약 교회가 사람들로 하여금 지역 안에서 서로 섬세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받아들이게 한다면, 자신이 내리는 결정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깊고 넓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도 자연스럽게 존중하게 될 것이니, 그로써 삶은 필연적으로 느려질 수밖에 없다. 싹이 돋는 소리나 벌레들이 날개짓 하는 소리도 듣게 될 것이고, 소나무 향기가 은근히 배어나는 바람의 향기도 맡을 줄 알게 될 것이다. 그 곳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 거닐며 대화하게 될 것이다. 자기 소리만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내적 고요와 기다림에도 처할 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의 찬양은 마을로 크게 퍼져 나가 모든 생명이 주님 안에서 하나임을 고백하게 될 것이고, 서로의 생명을 풍성케 하는 친교를 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창조의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임을 가르치기에 결코 주는 것보다 더 많이 취하지 않으며 탐욕을 채우려고 함부로 생명을 파괴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고퉁 중에 신음하는 지구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부인하거나 결코 침묵하지 않게 될 것이다.

 

독일 철학자 포에르바하가 사람이 먹는 것이 곧 사람이라 정의했듯, 건강한 음식이 건강한 사람을 만든다. 그러니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찾고 그 음식이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따라서 느린 음식, 슬로푸드 운동에서 음식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찬찬히 살펴 지구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은 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슬로푸드 운동처럼,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린 교회가 느림의 가치를 살려 효율성의 굴레에 매인 이들을 자윸케 하여 풍성한 생명을 누리는 일에 진심을 다하며, 고통 중에 탄식하고 있는 지구 생태계를 찬찬히 살피는 느린 교회로 변화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느리되, 탄식하며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는 이 땅 지구와 깊이 연결되어 함께 하는 이들과 서로 신뢰 가운데 서로 지지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 절망이 아닌 희망을 노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코로나로 멈춘 김에 좀더 차분히 머물고 있는 지역을 천천히 거닐어보자. 교회를 거점으로 동네 한바퀴를 돌며, ‘윤리, 생태, 경제세 가지 측면에서 느림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해갈 수 있을지 계속해서 대화하며 실행해보자. 의도적으로 과도하게 소유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선한 뜻으로 하는 행동일지라도 타인과 여러 피조물의 생명과 안위를 위협하는 것이라면 피할 수 있도록 애써보자. 교회의 본질인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화해 사역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반복적으로 나누며 실현해가는 것만으로도, 교인들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하나님의 창조 안에 온전히 거하게 될 것이다. 삶을 지속가능하게 할 지구 생태계가 파괴된 곳을 복구하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아직 손상되지 않은 생태계는 보존하는 복원 활동에도 힘을 쏟게 될 것이다.

 

삶의 속도를 늦춰 생명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교회. 그런 느린 교회가 뿜어내는 초록빛 향기에 그리스도인들마다 지역사회를 섬기고, 지구 생태계를 복원하고, 풍성한 경제을 살아내게 되고, 이 땅 지구가 다시금 푸르러지길 기도한다.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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