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곳에 있던지, 무엇을 하던지,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해인 지음, 열림원, 2015
이해인 수녀의 시집이다. 단언컨대 말하자면 이 책은 연인에게 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선물해주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본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이다. 이런 중의적인 표현을 시인은 조심스럽게 전해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의 계절감은 언제나 봄이다. 봄이 주는 산뜻함, 그리고 따스함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포함되어 있다. 이렇듯 사랑하는 사람과 쌓는 관계는 단순히 기억으로만 자리 잡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 가운데에 충분하게 녹아있다.
좋아하는 시 구절 중에서도 하나는 다음과 같다.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서로 사랑한다면 가까운 마음의 거리 속에서 서로를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시기를 바란다. 좋은 날에 좋은 햇빛이 비추는 거리를 함께 거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를 말이다.
서로 간의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본다는 행위다. 직시한다는 말인데, 상대방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 지 구석구석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상대방을 향한 적극적인 관심이다. 상대방을 향한 적극적인 관심은 일방적인 시선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 사랑한다면 서로 보게 될 것이며 서로 사랑한다면 서로를 향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다.
작가의 ‘봄의 연가’처럼 봄은 어디에나 있다. ‘나는 너를 봄이라 불렀고, 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못 견디게 힘들 때에도 기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정말로 사랑의 근본적인 뿌리는 신의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고난 속에서 또는 버거운 현실 속에서 서로를 향해 바라보는 행위는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게 하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어느 곳에 있던지, 무엇을 하던지,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본다. 그리고 언제라도 봄이다. 설령 서로의 관계에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또는 서로 일상이 너무 바빠서 자주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서로 사랑하면 서로 보고, 언제라도 봄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랑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자에게 건네주기에 너무나도 좋은 책이다.
이경우 (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