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선물이다
<사람이 선물이다>(twitter 잠언록), 조정민, 두란노
고통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내가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고, 그 사람이 고통을 이겨내도록 돕는 일입니다. - 조정민 목사의 트위터에서.
저는 방송뉴스 대신에 트위터를 봅니다. 여러 신문사의 트윗 뿐만이 아니라 정치인들이나 트위터에서 이름을 널리 알린 사람들의 트윗을 읽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소식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보고 듣습니다.
십 몇 년 전에 초교파 목회자들이 모였던 독서모임에 참가했을 때, 지금은 관광벤처 유니크굿컴퍼니를 이끄는 송인혁 대표가 강의를 하면서 TGIF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느 패밀리레스토랑을 떠오르게 하는 이 말이 앞으로는 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을 쓰는 디지털 세대를 상징하는 말이 될 겁니다.”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이 제 주위에도 하나 둘 늘어나더니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하여 서로 소식과 생각을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140글자 안에 생각을 담아야 하는 트위터는 읽는 건 재미있는데 막상 트윗 한 줄 쓰는 건 쉽지 않습니다. 설교원고를 쓸 때, 들어가는 말을 하고 성경본문을 묵상한 것을 나눈 다음 맺는말을 하는 식으로 이삼십 분 동안 말할 설교내용을 여러 장으로 쓰다 보니 오히려 짧은 글 속에 내 마음을 담아내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어느 날 서점에서 책을 보다가 큰 글씨로 된 ‘사람이 선물이다’라는 책 제목보다 그 위에 작은 글씨로 써 놓은 ‘트위터 잠언록’이 눈에 먼저 들어왔습니다. 책을 펴 보니 정말 두세 줄로 된 짧은 글들이 있습니다. 비록 글은 짧지만 그러나 그 안에 깊은 생각을 담아 두었더군요. 누가 이 짧은 글을 이렇게 힘 있게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제야 글쓴이를 보니 이력이 독특합니다.
이 책을 쓴 조정민(트위터 아이디 @ChungMinCho) 목사는 우리에게 언론인으로 이미 낯이 익은 사람입니다. 방송사 기자로 특파원으로 그리고 뉴스진행자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 말하기를 성공을 향해서 질주하다가 어느 날 하나님 사랑에 붙들렸답니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려고 애 쓰던 사람이 그리고 늘 말하고 주장하던 사람이 이제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섬기는 목사가 되었습니다. 언론사에서 오랜 동안 짧은 한마디를 위한 훈련을 하였는데 그 위에 하나님 음성을 듣는 훈련을 더하였습니다.
마침 디지털 세대에 새롭게 나타난 트위터라는 짧은 글을 통하여 마음과 생각을 전하는 데 탁월함을 갖추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가 쓰는 트윗을 보기 위하여 그와 트위터에서 친구를 맺고 그의 글을 읽는 사람이 38만 명이 넘습니다. 거기에다가 그의 트윗을 다시 자기 타임라인에 흘려보내는 리트윗 숫자까지 헤아린다면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가 남기는 한 마디 한 마디 글이 전해집니다. 그렇게 트위터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과 나누었던 생각들을 열 가지 주제(행복, 인생, 영혼, 믿음, 지혜, 사랑, 관계, 고난, 돈, 비전)로 묶어서 이 책을 펴냈습니다.
혼잣말 하듯이 쓴 글이 있는가 하면 어떤 글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하듯 글을 씁니다. 가슴아파하는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길 잃은 사람에게 지도 펴 보이며 안내하듯 삶의 길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그는 메시지를 나누는 일을 목회의 하나로 여기며 트윗을 썼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통하여 힘을 얻었노라고 말합니다.
[믿음은 평안이다]
“나 덕 좀 보겠다고 만든 신은 우상입니다.
내 일에 걸핏하면 끌어들이는 신은 우상입니다.
내 성공에 반드시 있어야 할 신은 정말로... 우상입니다.“(101쪽)
흔들리는 이 시대의 원인을 글쓴이는 욕망으로 진단합니다. 가고 싶은 길이 많고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 내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끌어들이려는, 그래서 진리와 정의라는 삶의 분명하고 반듯한 기준이 아니라 제 멋대로 헝클어진 우리 모습을 제대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갈멜산에서 사람들에게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냐고 말씀하는(왕상 18:21) 엘리야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말씀은 교회를 향한 탄식으로도 들려옵니다. 거룩한 무리(聖徒)로 살아가야 할 우리가 삶의 기준인 하나님 말씀이 아닌 다른 것들에 마음을 두고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따르고 있는지 무엇을 기준하며 살아가는지 알지 못한 채 여전히 머뭇거리며 흔들리는 우리에게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는지 깨닫도록 마치 북 소리 울리 듯 울려옵니다. 그의 글은 곧 진단이며 그 진단은 우리가 함께 들어야 할 꾸짖음입니다.
이 시대는 말이 넘쳐나고 글이 넘쳐납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한 마디 더 하려고 애 쓰며 그 말을 다른 사람이 들어주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말과 글이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란 쉽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말이나 글이 길어진다 싶으면 벌써 다른 곳에 마음을 두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윗으로 전하는 그의 생각은 짧지만 긴 생각을 하게하며 화려하지 않지만 긴 여운을 남게 합니다.
송주일 목사(신장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