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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4-23 00:24
   
나무가 건네는 생명에의 초대장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394 [174]



나무가 건네는 생명에의 초대장

 

<나무명상>, 고진하, 도서출판 kmc, 2007

 

봄이 찾아왔다. 우리의 산하 이곳저곳에서는 따뜻한 기운 머금고 있는 봄을 만나 혼곤히 취해있던 잠에서 깨어 저마다 기지개를 켜며 활기찬 생명의 춤사위를 벌이고 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박동소리가 신명나기 그지없다. 그러나 자연의 봄맞이는 요란하지 않다. 그저 조용히 생명의 움을 틔울 뿐이다. 봄이 오면 눈에 띄는 것이 연둣빛 푸르름이다. 특히나 겨우내 죽었던 것만 같은 나무의 메마른 가지에서 새순이 돋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경이로울 뿐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이토록 장엄하고 신비로운 일이다.

 

나무, 이 존재만큼 하나님의 뜻에 순응하는 존재가 있을까? 나무만큼 예수를 닮은 존재가 있을까? 나무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에게 힘과 위안을 준다. 나에게 나무를 바라보는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고진하 목사(시인)<나무명상>은 나무를 통해 우리 존재의 근원을 만나게 해주는 안내서이다. 시인은 마음의 평화와 쉼을 잃어버리고 사는 우리들의 손을 잡아끌어 숲으로 안내하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고요히 거닐어보자고 초대한다. 어릴 적 추억의 나무로 안내하기도 하고, 매일 마주하는 나무와의 대화에 초대하기도 하고, 성서 속에서 경이로운 하나님의 역사의 현장에서 벅찬 감동을 머금고 있는 나무의 못 다한 이야기를 함께 듣자 한다. 그렇게 넋을 잃고 나무를 묵상하다보면 어느덧 우리의 영혼은 우리 존재의 근원 앞에 서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나무는 그 자체로 성스러운 존재이다. 나무에도 영혼이 있음을 알아 그와 깊은 교감을 나눈다. 우리처럼 평범한 이들은 나무가 건네는 이야기를 지나치기 쉬우나 시인은 그 세미한 음성을 듣고는 적극적으로 교감하며 메시지를 받아 안는다. 시인의 도움으로 우린 나무의 영혼을 만나게 되고, 그가 전해주는 존재의 근원인 하나님을 경험하게 된다.

성경에서 우리는 수많은 나무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에덴동산의 생명나무,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이후 자신들의 부끄러운 알몸을 가리기 위해 손을 뻗었을 때 그 잎을 내어준 그리고 열매를 내지 못해 예수님께 저주를 받았던 무화과나무,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고향을 떠나 가나안에 당도하여 단을 쌓아 하나님을 예배한 곳에 서 있던 상수리나무, 양치기 모세가 하나님을 만나 뵈었던 떨기나무, 출애굽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의 언약궤의 재료가 되었던 싯딤나무(아카시아나무), 그리고 아론의 싹 난 지팡이의 주인공인 편도나무(아몬드나무), 낙담하여 시르죽은 엘리야를 포근히 감싸주었던 로뎀나무, 풍요로운 축복의 상징이면서 예수께서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설명하실 때 비유로 들었던 포도나무, 종종 의인을 상징하며 성전의 재료로 쓰였던 레바논의 백향목, 세리 삭캐오의 인생을 전혀 새롭게 바꾸어준 예수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던 뽕나무(돌무화과나무), 감람산 겟세마네 동산에서 생애 마지막 처절한 기도를 드리던 터가 되어 주었던 감람나무(올리브나무) 등 하나님의 역사에 큰 줄기에는 언제나 나무가 있었다.

 

예수는 어릴 적 목수인 아버지 요셉 밑에서 아마도 나무를 만지며 놀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평생 나무를 다루는 목수로 일했고, 생의 마지막도 나무 위에서 마무리되었다. 그래서 더더욱 나무를 묵상하는 것은 곧 우리 존재의 근원을 만나는 일이 된다.

 

나무는 참 변함이 없다. 언제나 땅(근원)에 뿌리박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생이 다할 때까지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다. 존재의 무게중심은 땅(근원)에 두되 나무는 언제나 하늘을 동경하여 수백, 수천개의 가지를 위로 향한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하늘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나무는 수도사(修道士)이다.

 

나무는 고요하다. 나무는 평생 묵언수행을 한다. 소리는 오직 바람이 불어 가지와 가지, 잎과 잎이 스칠 때에만 난다. 덥거나 춥다고 투정하지 않고 모든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행여 번개를 맞아 가지와 몸통이 부러져도 그 상태 그대로 말없이 생명을 이어간다. 나무의 언어는 침묵이다. 침묵은 하늘의 언어이다. 그래서 깊다.

 

나무는 평생 나눈다. 나무는 자신의 몸을 누군가의 쉼과 안식처로 내어놓는다. 세를 받지도 않는다. 그저 누구나 깃들어 살면 그와 한 몸처럼 살아간다. 나무는 깃들어 사는 생명들과 교감하는 것을 행복으로 여긴다. 때가 되면 열매도 내어준다. 열매에 대한 값을 받지도 않는다. 또한 나쁜 공기는 죄다 들이마시면서 세상엔 맑은 공기를 내뿜는다. 나무 없이 생명은 숨을 쉴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듯 나무는 생애 전체를 누군가를 위해 내어준다. 나무는 비우고 나누는 사랑의 화신(化身)이다.

 

이런 나무를 곁에 두고 깊이 사귄다면 그 생은 얼마나 깊어질까. 그런 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생은 풍요로워지고 깊어진다.

 

지금 여기 저기 말없이 서 있는 나무에 돋아나는 새순과 활짝 피어난 꽃잎은 세상을 향해 건네는 속삭임이다. 요란하지 않게, 소란스럽지 않게 묵묵히 고요한 침묵 속에 말을 걸고 있다. 나무는 말이 없다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 황홀한 생명의 움을 돋우며 저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무는 시방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 있는 것이다. 생명을 살라고... 그 소리에 귀를 귀울여 본다.

 

이 혁 목사 (의성서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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