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실패에는 이유가 있다.
<왜, 살은 다시 찌는가?> 린다 베이컨 저, 이문희 역, 와이즈북, 2016년
새봄을 맞는 “모든 사람의 관심사는 다이어트”이다. 이렇게 말하면 잘못된 일반화일까? 적어도 내 주변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살을 빼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긴다.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이야기인가. 사람들은 연초가 되면, ‘다이어트 도전’을 선언한다. 연말이 되면, ‘다이어트 실패’를 아쉬워한다. 그리고 여러 해,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 살을 뺀다고 말하면 그건 진짜 살을 빼겠다는 의지적 선언이 아니라, ‘내가 원래는 이렇게 뚱뚱한 사람은 아니다’라는 일종의 변명 섞인 레파토리라는 것을.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해볼 때, “왜 살은 다시 찌는가?” 이 책은 제목부터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필자는 영양·체중·건강 등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온 저명한 과학자이다. 그는 온 인류의 염원이 되어버린 다이어트에 관한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것은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의 질을 갖는지에 관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체중 관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이 알려주는 다이어트의 핵심은, ‘다이어트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날씬한 여성을 위한 이상적인 체중은 몇 kg일까? 50kg일까? 건장하면서도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슬림한 역삼각형 몸매의 사나이는 몇 kg을 가져야 적당할까? 70kg일까? 이건 넌센스다. 사람마다 키도, 근육양도, 뼈의 무게도 다 다르다. 심지어 저자는 마른 몸도, 뚱뚱한 몸도 모두 정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우리 모두 드라마틱하게 살들이 사라지는 것을 기대하지 마시라! 그것은 요요를 불러올 뿐이다.
무엇이든지 존중받아야 아름다움을 꽃피울 수 있다. 타인을 향한 우리의 자세가 그러해야 한다. 저자의 관점에 따르면, 내 몸을 향해서도 그런 자세는 너무 중요하다. ‘몸에 대한 존중’ 말이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습관적으로 음식물을 몸에 쏟아 넣는다.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또 누구는 패스트푸드, 스낵, 튀긴 음식을 반복적으로 먹으며 ‘나는 그래도 건강하다’고 자신한다. 잘못되었다. 학대받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날 수 없는 것처럼, 학대받은 몸이 건강하게 기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식욕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심리적 작용이다.
실제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 중에 95%는 다시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온다. 아니, 그보다 더한 상태로 몸무게가 증가한다. 몸을 사랑하기 위한 지속적인 습관에 귀 기울이지 않고, 단기적인 방법(수술, 금식, 일시적 운동)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책으로 살을 뺄 수 있다면, 세상에 뚱뚱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어떻게 건강한 삶을 시작할지는 책으로 충분히 도전받을 수 있다. 삶의 작은 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한 권의 책이 엄청난 비법서가 될 수도 있다.
자. 이제 제대로 하지도 못할 작심삼일식의 다이어트 대신에, 건강한 식습관과 몸의 활동들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바울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심을 믿는다면, 어찌, 지금의 몸을 그대로 방치할 수 있으랴!
계절의 변화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의 시간이다.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을 맞이하게 되길 바란다.
신동훈 목사(마포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