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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1]
 
 
 
     
 
 
 
작성일 : 23-09-02 07:49
   
박열의 사랑
 글쓴이 : dangdang
조회 : 1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047 [69]


 

박열의 사랑

 

(<열애>, 김별아, 해냄, 2017)

 

책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열애(熱愛), 뜨거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한 여름에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읽게 됐다’고 실소했지만 실은 열애(烈の愛), ‘열의 사랑’ 이야기라는 뜻이었다. 작가 김별아는 일제시대 무정부주의자이자 독립투사였던 박열과 그의 일본인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순간을 장편소설로 형상화했다. 작가는 두 사람의 시와 수필, 선언문을 의도적으로 소설 속에 재조합하여 그들의 삶과 사랑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김별아는 작가의 말에서 자신은 조선의 근대에 관심이 많다고 했으니 <열애>는 <백범>,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잇는 작가의 근대 3부작이라 할 수 있다. 

 

"대한제국 - 식민지 조선의 '이식된 근대' 야말로 수많은 빛깔의 보석을 품은 채 파묻혀 있는 거친 원석과 같다. 어떤 시대 아무러한 상황에서도 일상은 있다. 뭉뚱그려 '저항' 일 수밖에 없는 저항들 속에도 차이는 완연하다. 그것들을 좀 더 세분화하는 가운데 생동하는 '시간'과 '인간'을 복원하는 것이 나의 관심사이며, 소설 <열애>는 그 지난한 시도의 일부분이다" (7쪽) 

 

1923년 9월 1일, 진도 7의 간토 대지진 직후 일본 곳곳에서 조선인들은 누명을 뒤집어쓰고 죽임을 당했다. 학살의 명분을 날조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간계로 체포되지만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당당하였던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시작된다. 

 

“공포와 분노는 동전의 양면이다. 두렵기에 두려움을 참을 수 없었다. 두려움을 피하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가운데 끓어오른 분노를 분출할 희생 제물을 찾았다. 작은 것들이 더 작은 것을, 약한 것들이 더 약한 것을. ”조선인이다!“ (232쪽)

 

김별아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만남이 예사롭지 않음을 강조한다. 식민지 현실에서 태어난 조선인 박열과 어린 시절부터 부모, 친척, 이웃들의 모진 학대에 시달린 일본 여인 가네코 후미코는 서로 같은 운명을 지니고 있었다. 박열은 교육자의 꿈을 안고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으나, 조선어 사용을 금하고 일본과 내선일체를 강요하는 현실에 분노하며 자퇴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노동현장에 위장 취업하여 참혹한 실태를 고발하고 흑우회, 불령사 등의 단체를 조직해 동지들과 교류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가네코 후미코가 박열의 시 「나는 개새끼로소이다」를 읽고 강렬한 예감에 사로잡혔던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작가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전 생애를 추적하며 국적도 성별도 뛰어넘은 그들의 사랑과 우정이 ‘운명’이라고 선언한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단칸방이지만 행복했던 시절도 잠시, 그들은 일본 천황 암살을 시도했다는 ‘대역사건’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다. 소설의 뒷 부분은 두 사람의 유례없는 감옥 생활을 묘사하며 비록 그들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났지만, 그들의 ‘자유의지’는 죽음도 꺾지 못했음을 담고 있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로 분노하던 차에 이 책이 내 손에 주어진 게 필경 우연은 아니리라.

 

“그들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소설적 관심의 방향이 고대에서 중세로, 중세에서 근대로 움직이는 가운데, 문득 그들이 거기에 있었다. 나는 변방에서 태어나 변방에서 살아가길 소원했기에 역사의 변방에서 재티에 묻힌 채 외로이 반짝이는 그들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곰곰 따져보노라면 모든 일이 우연이자 필연이다. 필연일 수밖에 없는 우연이다” (5쪽)  

 

진광수 목사 (바나바평화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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