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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0-23 03:10
   
3분 진료 공장의 세계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292 [84]



3분 진료 공장의 세계

 

(<3분 진료 공장의 세계>, 김선영 지음, 도서출판 두리반, 2023)

 

 요즘 ‘의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의 보건을 위해서 연 1,000명 이상의 의사가 더 필요한 것이 분명하지만 생각처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 보인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 가지만 생각해 본다면 정말 의사가 필요한 곳은 종합병원이 없는 지역과 지원이 적은 과인데 과연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취약지에 필수의료 의사가 채워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일을 결정할 국민의 대표들이 제 할 일을 해주길 바랄 뿐이다. 

 

 병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의사들이 돈과 권력, 그리고 그것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병원 정치에 꽤 관심이 많은 듯 보였다. 그러다 그 틀을 깬 드라마가 SBS에서 2016년부터 시즌 3까지 방영한 <낭만닥터 김사부>였다. 큰 병원에서 돈과 명예보다는 작은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책임을 다하려는 의사들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또 한번 그 틀을 깨준 드라마가 tvN에서 2020년부터 시즌 2까지 방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작품의 설명에 나오는 것처럼 “‘메디컬’이라고 쓰고, ‘라이프’라고 읽는” 의사로서 적당한 사명감과 기본적인 양심을 가지고 권력욕보다는 허기진 배를 채우는 식욕이 앞서는 다섯 명의 친구들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형 병원에서 종양내과 전문의로 암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글쓴이는 우리나라의 병원 현실을 좀 아프지만 허심탄회하게 전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왜 책 제목이 <3분 진료 공장의 세계>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환자들은 치료를 잘한다는 병원으로 몰리고, 의사들은 몰려오는 환자들을 빠르게 진료해야 하니 대형 병원은 예약하지 않고 찾아가면 몇 시간을 기다렸다가 겨우 3분 정도 의사를 일적으로 만나고 아주 간단한 처방만 받게 되는 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대형 병원은 환자 수를 줄이는 것보다 다른 것에 더 마음을 쏟고 있고(64), 환자들은 작은 병원의 의사들을 신뢰하지 못해 빅5병원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필자도 20여 년 전에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뇌경색 치료를 잘한다는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2시간 넘게 외래를 기다렸다가 의사로부터 들은 말이 “이 정도 상태면 바로 응급실로 가시지 왜 외래를 기다리셨어요?”였다. 어머니 상태가 응급인지 전혀 몰랐던 것이다. 의사와 환자, 그리고 보호자, 너나 할 것 없이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몰라서 대형 병원은 3분 진료 공장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저자는 3분 진료 공장처럼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병원 진료를 바꾸기 위해서 먼저 의료진을 포함한 병원이 좀 더 환자 중심으로 변해가야 한다고 말한다(96).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좀 더 살펴볼 수 있도록 진료시간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에게 대형 병원과 동네 의원에 양다리를 걸치라고 한다(108). 대형 병원 두 곳이 아니라. 대형 병원과 동네 의원이다. 특히나 암 환자들의 경우 대형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하기도 하지만, 동네 의원에서 간단한 응급처지 만으로도 충분히 치료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양다리를 걸칠 수 있는 팁을 알려 준다(132-142).

 

 저자가 아픈 것도 서러운데 병원에서의 모멸감에 마음까지 상한 이들을 생각한다고 느끼는 글은 3장의 「받고도 돌려주지 못한 선물들」에 담겨 있다. ‘환자가 준 물건들을 통해 환자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이제 세상에 없는 그분들에 대해 나 홀로 지키는 예의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나의 무력함을 용서받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187)

 

 저자가 기대하는 병원은, 에피소드는 빼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 12화 나오는 산부인과의 모습일 듯하다. 외래를 기다리며 지루하게 앉아 있는 산모들, 앞 산모의 진료가 길다며 짜증을 내며 항의하려고 할 때, 진료실 안에서 산모가 막달에 아이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것 알고 대성통곡하는 소리를 듣고 다들 숙연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공장처럼 3분의 진료로 해야 할 일을 다한 것으로 여기거나, 자신의 기다림만으로 짜증을 내거나 항의하는 모습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다 치료받는 병원. 저자는 그러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병원과 의사 그리고 환자가 제 자리를 지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오충환 목사 (꿈이있는미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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