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의 함정
(<경험의 함정>, 로빈 M. 호가스, 엠레 소이야르, 정수영 역, 사이출판사)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면 해리포터 시리즈, 구글 등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들이 과연 처음부터 받아들여졌을까? 해리포터 시리즈는 출판 당시에 12번 넘게 출판사들에게 거절당했고, 구글 검색 엔진은 창업자들이 새로운 기술가치로 160만 달러를 요구하자 투자자들은 하나같이 제안을 거절했다.
이렇게 우리는 창의성 영역에 있어서 주변의 환경은 잠재성을 쉽게 인정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런 잠재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우리의 “경험” 때문이다. 경험 때문에 시야가 좁아지면서 창의적인 번뜩임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부추기는 방해 요인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들수 있다.
하나는 기능적 고착화로 하나의 사물에 여러 가지 기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늘 하던 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오히려 의외의 요소를 알아차려 그것을 기회로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경험이 쌓일수록 능숙함의 함정에 빠져 독창성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무언가에 능숙해지고 익숙해질수록 새로운 실험을 하고 다른 방법을 시도할 경우 기회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경험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독창성과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몰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만의 시공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문제를 포착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연결고리를 알아차리고, 우연한 발견을 할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다수의 기업에서 이와 비슷하게 “해커톤”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것을 보면 몰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다. “해커톤” 프로젝트란 일정기간 동안 개발자들이 팀을 이뤄 아이디어를 도출해서 마지막에 발표를 하는 행사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자율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 자율시간이 주어진다고 해도 몰입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래서 각 학교와 조직은 엄격히 통제된 운영 방식 안에서 조금씩 고삐를 늦추고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학생과 직원이 각자의 창의적 경험을 풍성하게 키우도록 장려해야 한다. 바로 그런 것처럼 경험이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경험이 우리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경험주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 안에서 경험을 이야기로, 그 이야기를 다시 미래 행동의 길잡이로 깔끔하게 정리하려는 충동은 무척 강렬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 충동을 위험천만한 함정이 아닌 복잡하고 난해한 현실을 이해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경험에 갇히지 말라. 우리의 경험은 미래를 헤쳐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신성완 전도사 (아름다운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