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사이토 다카시, 센시오, 2019)
“내 나이 50이 되었으니 아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겠어” 작년에 한 친구가 내게 말했다. “이젠 눈치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 하고 살겠다”고 덧붙이는 친구의 말이 인상 깊었다. 그 즈음에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표지에는 “이제 자존심, 꿈, 사람은 버리고 오직 나를 위해서만!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는 제목을 보자마자 친구의 50선언이 떠올랐다. 혹시 그 친구는 이 책을 보고 그런 말을 한 건가? 궁금해서 나중에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사이토 다카시(齊藤孝). 메이지 대학교 문학부교수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이토 다카시’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50세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외에도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잡담이 능력이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내가 공부하는 이유> 등 600여권 이상의 책을 저술했고 국내에서 출간된 작품 수만 133권이다. 1960년생인 그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50대를 보다 당당하게, 의미 있게 살아갈 방법에 대해 성찰해 온 자자는 현재 그 스스로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며 평안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우리가 50세가 되었을 때 흔히 품게 되는 후회나 질투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저자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되돌아보면서, 그때 생긴 마음의 상처나 부정적인 감정에서 탈출하고자 저자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털어놓는다. 3장에서는 보통 50세라는 나이가 인생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그때 어떤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지를 살펴본다. 4장에서는 50세에 마주하게 된 위기를 극복하고 인생의 후반을 충실하게 보낼 방법을 살펴본다. 5장에서는 절대 피해갈 수 없는, 소중한 사람과 이별하는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리고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 자기 죽음에 대한 공포를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를 말한다.
작가는 50세가 넘어서 찾아오는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생관을 확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오십부터는 인생의 목적과 가치관을 오직 나 중심으로 재정립 하라고 권한다. 그동안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쓰던 그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서 오직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사회적으로 쓸모와 가치가 줄어든 만큼 자신에 대한 과한 자의식과 평가를 내려놓고 인간관계 등 정신적 관계망과 물질적 소유 등을 두루 축소하기를 권하고 있다. 타인의 눈을 의식할 필요 없이 지금 있는 그대로, 육체적 매력이 떨어지고 업무 능력도 떨어지는 등의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 자신에 맞는 취미생활, 제2의 직업 등으로 알맞은 활력과 삶의 의미를 찾으라고 권한다. 사이토 다카시는 50이 되면 이제는 더 이상 큰 꿈도 갖지 말고 폭넓은 관계도 유지하지 말고 자존심 또한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큰 꿈을 버리라는 말은 무엇일까? 50대가 넘으면 동년배와의 경쟁은 이제 끝났다고 절실히 느끼게 된다. 또한 50이 넘으면 남을 부러워할 시기는 지난 것이다. 소위 세상적인 성공을 이룬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이 구분될 수밖에 없는데, 남과 비교하는 순간 불행은 싹트기 시작한다. 따라서 남과 비교하는 것을 멈추고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을 내려놓는다면 50이후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50이 넘으면 자기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타협해야 한다.
사람을 버리라는 말은 무엇일까? 그동안 이 사람 저사람 쓸데없이 폭넓게 유지하느라고 바쁘기만 했는데 괜히 시간 낭비하고 에너지 낭비했던 것을 이제는 오로지 나를 위해서 써보라는 것이다. 사람이 50이 넘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할 이유도 없어지고 오히려 친구나 지인들과의 교제를 줄여야 한다. 50세가 넘으면 서서히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친구들과 교제하는 일도 점점 줄고, 자녀들이 독립해서 가족 인원수도 줄어든다. 그래서 친구가 없다는 사실에 불안을 품은 순간, 말할 수 없이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 밀려온다. 작가는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는 최고의 방법으로 독서를 권한다.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기를 권한다.
자존심을 버리라는 말이 무엇일까? 자신이 기대했던 모습에 도달하지 못한 자신을 타인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하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인생의 결단이나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신경 쓰는 타인들은 정작 내 인생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잘 할 줄 알았는데, 성공할 줄 알았는데 별로 성공하지 못했네, 실패했네” 라고 말하는 불특정다수는 어차피 내 인생에 별 관심이 없다. 나에 대해 관심 없는 이들의 평가에 뭘 그렇게 신경을 쓰는가? 내 인생은 그들이 아닌 내가 사는 것이다. 타인의 평가에 목을 매고 있다면 나는 그들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다.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저자는 50이 되어서도 젊은 사람들처럼 SNS에서 “좋아요”에 집착한다면 꼴불견이라고 말하면서 “좋아요”는 필요 없는 나이라는 사실을 가슴속에 새겨두라고 따끔하게 말한다. 나이가 쉰쯤 되면 이제 남에게 승인을 받는데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렇게 자기 존재를 인정받아야 한다면 스스로 자기 가치를 인정하라”고 권한다.
50이 된 이들과 50을 앞두고 있는 이들, 50대를 지나고 있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아주 쉽고 재미있어서 술술 읽혀질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들이 아주 재미있다.
임석한 목사(양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