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 순례자
(양재성 지음, IYAGI, 2023)
이 책은 ‘생태목회자, 환경운동가의 35년 영적순례일지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는 환갑을 맞아 걸어온 삶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하면서, 이 책은 분단의 땅 한반도에서 그리스도인이자 목회자로 살아온 자신의 고민과 사회참여를 통해 얻은 삶의 지혜를 증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길 위의 녹색 순례자’라고 고백한다. 늘 길을 찾아 나섰고 그 길을 걷는 순례자로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을 세 가지로 정의한다.
첫째, 목사다. 목사란 호칭이 자연스럽지만, 지금 목사로 불리는 것이 석연찮다고 말한다. 목사들의 일탈과 교회의 불신자들을 향한 정죄와 물량주의적 삶은 목사로 사는 것을 참담하게 하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그 길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언자 정신으로 시대를 간파하며, 올곧은 길을 따라 걷는 목회자들과 신자들이 있기 때문이란다.
둘째, 환경운동가다. 목회를 나가 예수 목회를 고민하던 중 예수 목회의 한 축이 생명을 살리는 환경운동과 같이 연동되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환경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셋째, 농부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저자는 남은 생을 농부가 되고 싶어서 장수에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주말엔 서울에서 환경활동과 목회를 했고, 주중엔 장수에 내려와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는 글, 길 위의 녹색 순례자
제1부, 나의 삶 : 삶 속에 새겨진 녹색순례의 흔적
나의 고향, 나의 가족-유연시절
하느님을 붙들고 고민하다-학창시절
거리의 신학, 행동하는 신학-대학시절
빨갱이 군종병-군생활
하우스교회 목사로부터 지역운동까지-함양살이
현장으로, 더 현장으로-서울행
가재울녹색교회와 교회개혁-교회개척
다시 흙으로-장수행
제2부, 나의 걸음 : 고난받는 이들, 신음하는 피조세계와 함께
받는 글, 길이 된 녹색 순례자
저자는 길은 순례자와 한 짝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옳은 길이 있어도 걷는 순례자가 없다면 소용이 없으며, 반대로 순례자는 있는 데 옳은 길이 없다면 난감하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길과 순례자는 한 몸이요 한 짝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길은 진정한 순례자를 기다리고 진정한 순례자는 진정한 길을 만든다고 하면서, 오늘도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을 길 위의 순례자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글에는 그의 삶이 보인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지어가고자 하는 저자의 처절한 삶이 보인다. 그 길이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면 걸어가는 것이다. 그의 삶을 응원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가 걸어가야 할 자신만의 길이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묻는다. 내가 걷는 그 길은 진정한 길인가? 그리고 내가 걸어가야 할 그 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가?
권종철목사/예수마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