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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2-24 02:12
   
폭력이라는 우상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596 [84]


 

폭력이라는 우상

 

(<폭력 없는 미래>, 마이클 네이글러, 이창희, 두레, 2008)

 

“총을 가지고 있었으면 분노를 억누르는 대신 총을 잡았을 것이다.”(144)

 

  요새 한국사회에는 비질란테vigilante, 비질란티즘vigilantism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들이 상업적으로 잘 팔리고 있다. 자경단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까. 공권력으로 정의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경단, 평범한 시민이 범죄자를 처벌하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대개는 신체적인 폭력을 가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보는 만화, 웹툰이 인기인데, 많은 웹툰들이 비질란티즘류의 서사를 지니고 있다.

 

  공권력을 지니지 않은 일반 시민이 범법자들을 혼내주는 이야기가 대중들의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법 정의에 대한 불신, 공권력에 대한 불만, 이런 것들도 있겠지만, 죄질이 나쁜 사람을 내 손으로 직접 처벌하겠다는 의협심, 그런 방식으로 은밀하게 자기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공명심 같은 것도 한 몫 했을 터. 무엇보다도 무력과 폭력을 숭배하는 것이 주요하지 않을까. 폭력이라는 수단에서 어떤 불량한 쾌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은 무엇인가를 숭배해야 한다고 하더라.(342) 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폭력이라는 우상을 숭상하고 있다. 그 질량과 밀도가 이미 한도초과다. 올해 모 프랜차이즈 영업주가 학부모로서 학교에 집요하게 악성민원을 넣자 담당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의 신상을 털고, 그 영업장에 찾아와 유리창에 ‘살인자’라 쓴 포스트잇을 붙이고, 출입구에는 시뻘건 케첩을 뿌려댔다. 이는 우리가 폭력에 중독되었다는, 폭력에 종노릇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체벌에 대한 몇 가지 선례들이 떠오른다. 어떤 국어교사는 지각생들에게 시를 암송하라는 벌을 내렸다. 어느 유명가수의 부모는 독서체벌을 가했다. 프랑스 사례로는 한 청소년 교화단체에서는 체벌로 해외에서 낯선 어른들과 3개월 간 2000킬로미터 도보여행을 간다. 마이클 네이글러의 <폭력 없는 미래>의 사례도 매우 인상적이다. 청소년 수감자에게 고도 지체부자유자들을 맡기는데, 그 중 한 사람의 고백이 좋았다. “이를 통해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어요. 내가 스스로 생각한 것보다 남들에게 더 친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237)

 

  민주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개인이 사적인 복수심을 온전히 내려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폭력을 추앙하는 문화 자체를 긍정할 수는 없다. 이미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세차별, 혐오표현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예민한 감수성으로 평소 우리의 생각들을 점검해야 한다. 세상을 파멸시킬 무기는 인간의 왜곡된 마음에서 비롯되는 까닭이다.(327)

 

“사람에 대한 비유나 이미지를 만들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인종이나 성에 관한 전통적인 표현을 쓸 때 조심하는 습관이 생긴 것처럼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는 뜻이 숨어있는 언어의 힘을 알고 이를 조심하자는 뜻이다. … 주의 깊게 비폭력적이고 정확한 단어를 쓰면, 어느덧 이것이 제2의 천성이 되고 평화를 향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여를 하게 된다.”(339~348)

 

  “존경은 폭력에 대한 강력한 해독제이다.”(332) 언어습관과 더불어서 마음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 특히, 타자를 존경하는 훈련이 주요하다. 존경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 좋은, 경쾌한 긴장감이 생기곤 한다. 겉으로는 발그레 상기되기도 하고, 속으로는 삼가는 마음을 품게 된다. 어느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우리가 어디를 향하든, 거기에 하나님의 얼굴이 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다는 진실을 잊지 말자. 평생, 온기 어린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김민호 목사 (지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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