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순간이다
(<인생은 순간이다>, 김성근, 다산북스, 2023)
80대의 나이에도 야구장에서 꼿꼿하게 선수를 지도하는 김성근 감독이 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성근 감독이란 저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기보다는 책의 뒤표지에 있는 그의 말 “인생을 살아보니 기회란 흐름 속에 앉아 있다 보면 언젠가 오는 것이었다. 내 인생에는 그런 기회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아니, 기회라기보다는 마치 순리처럼 내게 찾아온 일들이었다. 그러니 매일의 순간순간을 허투루 보내서는 안 되었고 그럴 수도 없었다. 내일이 있다는 것을 핑계거리로 삼지 않았다. 내일이 있으니 오늘은 어떻게 되든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일이 와 있는 삶을 살고자 했다.”이 마음에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 야구로 최고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1964년에 영주 귀국합니다. 그런데 팔에 부상이 오면서 결국 선수 생활을 4년 만에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짧디짧은 전성기였습니다.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끝날 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은행에 취직해서 근무하면서도 매일 뛰며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 거짓말처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그런 기회가 많이 찾아옵니다. 그 기회를 붙잡는 것은 바로 ‘준비’의 차이에서 옵니다. 준비된 사람은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기회가 와도 놓쳐버리게 됩니다.
그는 여든이 넘어서도 ‘그저 편하고자 한다면 죽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며 나이를 먹었으니 못하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렸습니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식이 커질수록 잠재능력도 조금씩 깨어나 꽃을 피우게 됩니다. 그는 정신력이 흐려지지 않기 위해 틈틈이 과일, 나무, 꽃, 선수 이름 등 적을 수 있는 것들을 혼자 노트에 적어 내려간다고 합니다. 어제 열 개를 적었다면 오늘은 스무 개를 적으려 해 보고, 내일은 서른 개를 적으려 해 본답니다.
그는 세 번이나 암에 걸렸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아파서 무언가를 못하겠다는 건, 마음속에서 ‘아파서 안 되겠다’는 식으로 이미 타협하고 있으니 육체에 지배를 당해 그런 게 아닌가, 아픔이 핑계가 되는 것입니다. 이유가 많은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핑계 속으로 도망치는 인생은 항상 앞길이 막히게 되어 있습니다.
그의 책을 읽다가 보면 야구 인생을 통해 얻게 된 통찰력을 발견합니다. 야구도 인생도 10㎝와 30㎝의 승부입니다. 투수는 10㎝의 차이로 스트라이크와 볼이 갈리고, 야수는 30㎝의 차이로 세이프와 아웃이 갈립니다. 이 작은 차이가 승패를 가릅니다. 그러므로 작은 것을 무시하지 말고, 작은 일에 충성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믿는 확실한 믿음으로 돌파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확신으로 극복해 냅니다. 우리 모두 강한 믿음의 근성으로 마침내 승리하고 복을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기철(응암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