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산다는 것
[잘 산다는 것] 유진 피터슨 지음, 홍종락 옮김, 복 있는 사람, 2022]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매우 추상적인 질문처럼 들지만 사실 매우 실제적이고 우리 삶에 꼭 필요한 매일의 질문이다. 과연 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삶인가? 특히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매일 매주 성도들과 함께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나에게 이 질문은 가장 많이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목회는 무엇인가? 어떤 목회가 좋은 목회인가? 아니 목회자 이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삶인가?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잘 살고 있는가? 유진 피터슨의 [잘 산다는 것]은 나의 이런 질문에 시원한 생수 같은 지혜와 통찰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처음 읽고 난 후 나는 이 책을 내 책상 한쪽에 잘 보이도록 두었다. 그리고 생각 날 때마다 또는 머리가 복잡해질 때 마다 펼쳐서 읽고 또 읽고 묵상한다. 평생의 신앙과 목회의 여정을 통해 빚어낸 유진 피터슨의 깊은 영성과 지혜가 나의 마음과 눈을 시원하게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의 편집자인 폴 J. 패스터가 유진 피터슨이 목회했던 ‘그리스도 우리 왕 장로교회’의 성도들과 20년 넘게 매주 나눈 목회서신 중에서 뽑아내어 구성한 묵상 모음집의 성격을 가진 책이다. 목회서신과 묵상의 글이기에 짧은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책의 원제 [On Living Well : Brief Reflections on Wisdom for Walking in the Way of Jesus] 그대로 그의 깊은 묵상과 신학과 영성이 담겨 있기에 결코 가볍지 않다. 또한 유진 피터슨이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의 성도들이 매일의 일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쓴 글들이기에 성도들을 향한 사랑과 실제적인 믿음의 지혜와 성찰로 가득하다. 1부는 시작들에 관하여(On Beginnings), 2부는 단순함에 대하여(On Simplicity), 3부는 기도와 찬양에 대하여(On Prayers and Praises), 4부는 자비에 관하여(On Mercies), 5부는 영광에 관하여(On Glories)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주제들 아래 여러 가지 보석 같은 작은 묵상들로 풍성하다.
유진 피터슨은 도입에서 모든 사람은 인생에 있어서 초심자이기에 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랑과 믿음으로 잘 살아낸 사람들에게 배워야 하고 무엇보다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말씀을 기준으로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최상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16) 그의 글 중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인간이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절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계절이 바뀌면서 자동으로 성숙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비틀거리고 실패합니다. 예수님은 인간이 된다는 것, 진실로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보여주는 최고의 본보기입니다. 예수님처럼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변화되고 빚어지고 성숙해져야 합니다.”(‘성장’ 23-24)
“믿음의 행동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은행잔고, 평판, 학벌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믿음은 성품을 형성하고, 행동을 만들어 내고, 삶에 일관성을 부여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개인적 헌신을 포함하지 않는 믿음은 무의미합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참여하게 만듭니다. 하나님이 우리 행동의 중심이 되십니다. 하나님은 창조하시고 구원하십니다. 복 주시고 보존하십니다.(‘형성하는 믿음’ 47-48)
“우리는 정기적인 공동체 모임에서 떨어져 나와 성공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의 사례를 알지 못합니다. 내키면 붙이고 내키지 않으면 떼버리는 장식처럼 예배가 선택사항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공예배는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가 감정에 의존하지 않게 막아 주고, 사적이고 변덕스럽고 독선적 취미로 전락하지 않게 해줍니다. 공예배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누리는 온전한 계시와 이어져 있게 해줍니다. 그렇게 우리는 진리 안에서 예배합니다.” (‘예배에서의 정직함’ 167)
이 책은 유진 피터슨의 탁월한 신학적 통찰과 깊은 성경적 지혜 그리고 마음을 시원케 하는 영성을 가득 담고 있기에 나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선물이다. 사막 같은 세상에서도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잘 살기를 원하기에 오늘도 이 책을 펼치며 시원한 냉수를 마신다.
최명관 목사 (혜림교회)